콜리마대로에서 아직 옛 도로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 톰토르 가는 길이다. 애초에 콜리마대로는 한디가에서 톰토르를 거쳐 마가단으로 이어지는 길이었으나 톰토르 북쪽에 있는 우스티네라 근처에 대규모 사금광이 개발돼 그쪽으로 우회하는 새로운 도로가 개통됐다. 톰토르를 거치는 옛 도로는 거의 확·포장돼 있지 않다. 현재 모든 물류는 톰토르를 거치지 않고 새로 건설된 우스티네라 쪽으로 우회해 마가단으로 운송된다.
![]() |
톰토르 오이먀콘 마을 앞에 펼쳐진 들판. 짧은 여름을 맞은 소와 말들이 풀을 뜯고 있다. |
탐사단이 톰토르를 방문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옛 도로의 흔적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톰토르가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톰토르의 오이먀콘 마을은 1959년 공식적으로 영하 71.2도를 기록했다. 1959년도 기록이라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지난 1월 영하 62도까지 떨어진 것을 보더라도 이곳의 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재난 영화 ‘투모로우’에서 뉴욕시를 강타한 추위가 영하 60도였다.

한디가는 광활한 시베리아 평원에 있으며 알단강을 끼고 있다. 한디가를 떠나 콜리마대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면 사하공화국의 광활한 평원을 가로막는 베르호얀스크 산맥이 북에서 남으로 길게 누워 있다. 그 웅장한 베르호얀스크 산맥 안에 톰토르가 있다.
![]() |
톰토르 가는 길은 옛 콜리마대로로 스탈린 시대 때의 모습이 남아 있다. 도로 폭은 차 한 대가 달리기 좋은 정도다. |
![]() |
톰토르에는 한여름임에도 미처 녹지 못한 얼음이 그대로 남아있다. |
![]() |
톰토르 오이먀콘 마을의 극한의 기온 영하 71.2도를 기념하는 조형물. 이 지역이 추운 이유는 톰토르가 고산지대인 데다가 분지여서 대기 상층부의 찬 공기가 내려앉아 머물기 때문이라고 한다. |
![]() |
톰토르 오이먀콘 얼음동굴. 산 중턱에 동굴을 뚫어 관광객들을 위한 얼음조각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
![]() |
야쿠트 전통복장을 입은 오이먀콘 주민들이 주술적 제례를 진행하고 있다. |
주민이 500명밖에 안 되는 톰토르에는 비행장이 있다. 이 비행장은 2차 세계대전 때 알래스카에서 발진해 야쿠츠크로 가는 미국 수송기와 전투기들의 중간 기착지였다. 서로 으르렁거리는 두 강대국은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나치에 맞선 연합국이었다. 소련은 시베리아 깊숙이 미국의 수송기와 전투기의 착륙을 허락했다.
![]() |
김선래 한국외국어대학교 연구교수 |
김선래 한국외국어대학교 연구교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