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로 간 소신(이낙진, 지식과 감성, 1만3000원)=한국교육신문 편집국장인 저자의 일상 행복에 관한 기록을 담은 책. 우리는 하루하루를 무심히 사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모두에게 소중한 일상이다. 저자가 풀어내는 가족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다. 다른 사람의 성공스토리나 인생 역전 드라마에 기죽을 필요 없다. 내 인생도 그에 못지않다. 이 책을 읽으면 마치 ‘나의 이야기 같아서’ 혹은 ‘나와는 다른 이야기’라서 기뻐하기도 하고, 아파하기도 할 것이다.
신해철 다시 읽기(음악취향Y, 한울, 1만8000원)=신해철이 데뷔한 1988년부터 타계한 지 1년이 지난 2015년까지 그가 남긴 음악 유산을 조명한다. 신해철의 손때가 묻은 음반을 한 장 한 장 차분히 해석하며,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아티스트론을 정립했다. 인터뷰를 통해 신해철이 가졌던 음악에 대한 견해를 생생한 목소리로 전한다. 정규 음반 이외에 그가 발표한 거의 모든 싱글을 간략한 평과 함께 연도순으로 정리했다. 그가 추구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도록 음반의 표지와 아트 디렉터 전상일의 작품도 함께 실었다. 신해철이 꿈꾸었던 음악과 한국 대중음악에 남긴 역사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바꿀수없는 - 비전향장기수 19인의 초상(정지윤, h2, 2만원)=현직 사진기자인 저자의 책에는 북으로 돌아가야 할 ‘비전향장기수’ 19인의 초상과 일상을 담았다. 비전향장기수는 자신의 정치적 사상과 신념을 그와 배치되는 방향으로 바꾸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회와 격리되어 장기간 수감된 사람들을 말한다. 1933년 일제에 의해 시행된 ‘사상전향제도’는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존재했다. 전향이란 단어조차 일제의 사상검사들이 만들었다. 패전 이후 ‘사상전향제도’는 원조였던 일본에서조차 폐지되었다. 그러나 이승만, 박정희를 거치며 오히려 강제전향의 폭압은 절정에 달한다.
사진, 그리고 거짓말 - 주기중의 아주 특별한 사진강의 노트(주기중, 아특사, 2만원)=‘다름’에 중점을 두고 쓴 사진이론서. 사진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찍는다. 누가 찍든 간에 찍는 순간 사진가의 의도가 개입된다. 글 쓰는 사진가답게 속담이나 유행어 등 일상의 언어로 어려운 사진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친절하고 자상한 문체는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다는 느낌이 든다. 오랜 강의 경험으로 사진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개념을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조근조근 설명한다. 글이 막힌다 싶으면 예제 사진으로 알기 쉽게 보여준다.
망각 - 조정희 장편소설(조정희, Bg북갤러리, 1만2500원)=사랑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온 조정희 작가의 작품. 늦둥이 딸을 잃은 아버지의 잊어버리고 싶은 이야기와 울음으로 대신 의사를 표현하는 어린 소년의 보이지 않는 교감 사이를 넘나들며, 시공간을 초월한 의식을 연결지었다. 아파트에서 이웃과 단절된 생활을 하는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면서도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공동체 삶의 모습들을 담아내려 한 작가의 깊은 고뇌를 엿보게 한다.
신라여자(홍성식, 경북매일신문, 1만2000원)=신라를 이끌던 세 명 여왕 선덕·진덕·진성, 원화를 이끌던 준정과 남모, 미스터리한 여성 권력자 미실 등 신라 시대 여성들에 관한 기록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필사본 화랑세기 등에 기록된 신라의 매혹적이고 강력한 여성들의 삶을 되짚었다. 남성 중심으로 서술된 역사 이야기를 벗어나 역사 속 여성들 이야기를 소개한다. 문학평론가 이경재의 ‘신들도 탐한 절세미녀 수로부인 그녀가 곧 꽃이었다’는 서정주와 김동리가 극찬한 수로부인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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