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과 당의 공통점은? 정복적이다. 힘은 동이(東夷) 지역으로 뻗었다. 한 무제 때에는 위만조선을 무너뜨리고, 당 고종 때에는 고구려·백제를 멸망시켰다. 신라는 모진 대당 항쟁을 거쳐 나라를 지켰다.
중국의 힘은 다시 커졌다. “중화민족 굴기”를 외친다. 힘은 어디로 뻗을까.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연례보고서,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은 완충지대를 점령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난민 통제를 위해 국경지역을 완충지대로 삼을 것이라고 한다. 새삼스러운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안이한 인식이 묻어난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런 말을 했다. “북한정권 붕괴 시 중국은 평양 이남까지 진입할 수 있다.” 더 핵심을 찌르는 말이다.
최근 떠도는 말, “중국이 인민해방군 진출선을 청천강~함흥선으로 축소했다”고 한다. 이 말대로라도 북한 땅 절반은 중국 수중에 들어간다. 내포된 다른 뜻은 무엇일까. 이전에는 “북한을 통째로 먹는다”는 생각을 했다는 의미다. 북·중 국경지대→청천강~함흥선→평양→휴전선까지 확보하는 계획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북한 점령 시나리오다. 축소했다는 말을 믿어야 할까.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USCC의 또 다른 내용, “미·중 고위급회담에서 점령 문제를 논의했다는 증거는 없다.” 왜 이런 말을 덧붙인 걸까. 치킨 게임으로 치달았던 미·중 무역전쟁. 시진핑 주석은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다. 트럼프는 반색했다. 세계 증시는 폭등했다. 시진핑은 무슨 말을 했던 걸까. 경제 양보를 했을까. 혹시 ‘통 큰 북한 제의’를 한 것은 아닐까. 누가 알랴.
근본적인 의문 하나. 핵탄두는 북한을 지킬까. 핵을 가진 북한은 오히려 ‘도마 위 생선’의 길을 걷는 것은 아닐까. 이래저래 큰일이다.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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