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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정 부친상, 유한킴벌리 이종대 초대회장 별세…20년 만에 매출 1200배↑

입력 : 2018-11-28 10:56:14 수정 : 2018-11-28 23: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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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이혜정이 부친상을 당했다. 그의 부친은 이종대 유한킴벌리 초대 회장(사진)으로 1960년대 초 우리나라 최초의 주름 잡힌 화장지인 '무궁화'와 '장미화장지'를 생산한 대표적인 제지 전문가이다. 아울러 유한킴벌리의 설립을 주도해 초대 회장까지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기도 하다.

28일 이혜정의 소속사 IOK컴퍼니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지난 27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의 장례식장은 서울 아산병원 30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8시다. 장지는 경기 안성 소재 천주교 공원 묘지이다.

이 전 회장은  1932년 5월28일 경북 금릉에서 농사를 짓던 이규하씨의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대구 사범대 물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54년 1월 고인은 이 지역의 청구제지에 견습공으로 입사해 제지 전문가의 길을 본격 걷기 시작했다. 55년 대학을 졸업한 뒤 공장장이 된 이 전 회장은 결혼 후 57년 4월 제지 공부를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다. 현지 제지회사인 카르테라 부르고(Cartera Burgo)에 입사해 같은해 12월까지 화장지 만드는 기술을 배웠다.

이후 귀국해 85년 6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대한제지에 공장장으로 취업한 고인은 61년 9월 다시 전북 군산의 풍국제지에 공장장으로 재입사한다.
 
무궁화와 장미화장지를 개발·생산한 것은 63년 2월의 일이다. 이전 국내 화장지는 흰 종이를 잘라 파는 형식이었는데, 현대식 화장지를 가장 먼저 도입했다.

66년 미국의 대표적 위생제지업체인 킴벌리클라크가 유한양행과 합작회사를 한국에 내려 할 때 이 전 회장은 특별 요청을 받아 67년 6월 유한양행 제지부장으로 입사하게 된다.

이후 유한킴벌리가 설립될 때까지 3년간 유한양행과 킴벌리클라크의 합병 준비를 주도했다. 합병 과정을 통해 유한양행에서는 전체 투자액의 40%인 10만달러에 달하는 토지를 제공했으며 킴벌리클라크는 60%인 자본금 15만달러를 대기로 했다. 이에 70년 3월 직원 40명의 유한킴벌리가 탄생했다. 당시 고인의 직함은 상무이사 겸 공장장이었다.

당시 이 전 회장은 화장지를 수입해야 한다는 킴벌리클라크의 권유를 거절하고, 우리나라 만의 화장지 원단 생산이 필요하다고 봤다. 창사 후 6개월 동안 직접 기계를 조립하고, 설립 도면을 제작해 화장지 원단 제조기계 1호를 만들었다. 첫 생산 시설은 경기 안양에 설치했다. 이를 통해 하루 화장지 원단 5t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후 70년부터 90년대에 걸쳐 안양과 경북 김천, 경기 성남, 대전 등지에 4개의 대형 제조공장을 세운 유한킴벌리는 아기 기저귀와 여성 생리대, 훼이셜티슈(각티슈), 화장실용 화장지, 부직포, 물티슈와 키친타올 등을 자체 생산하며 우리나라의 화장지 문화를 이끌었다.

고인은 제조용 기계와 플랜트의 수출 등을 활성화함으로써 회사 성장에 기여했다. 75년 9월 이란을 시작으로 제지용 기계를 수출한 국가를 점진적으로 늘려갔고, 77년 콜롬비아 콜파벨의 주문을 받고 플랜트 수출도 시작했다.

이후 엘살바도르와 필리핀, 홍콩, 대만, 필리핀, 말레이지아, 싱가포르,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 호주 등에 이릐까지 화장지 관련 제조기계와 제품 수출 판매망을 전 세계로 확대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71년 매출액은 2억원에 그쳤으나 고인이 사장으로 재임했던 93년에는 2392억원으로 약 1200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90년에는 킴벌리클라크가 수여하는 기업인 성취대상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95년 유한킴벌리의 초대 회장이 됐으며 ,98년 정년 퇴직했다. 1998~2004년 한국제지공업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제지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세계제지산업 '명예의 전당'에 아시아인 최초로 97년 헌정됐다. 


이 전 회장의 딸인 이혜정은 방송인 겸 요리 연구가로 유명하다. '빅마마'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3년 대구MBC 요리 강사로 시작해 이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ICIF 요리학교의 과정을 수료했으며 궁중요리 전수자인 황혜성에게 사사(師事)했다.

2004년 OLIVE에서 방영한 교양 프로그램 '빅마마의 오픈 키친'의 진행자로 출연하며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2005년 EBS1 ‘최고의 요리 비결’▲2008년 SBS ‘잘 먹고 잘사는 법’ ▲2012년 TV조선 ‘홍혜걸의 닥터 콘서트’ ▲2015년 MBC ‘찾아라! 맛있는 TV’ ▲2016년 TV조선 ‘살림 9단의 만물상’ ▲2017년 TV조선 '더 늦기 전에 친정엄마' ▲2017년 JTBC ‘잘 먹겠습니다’ 등 지상파와 종합편성 채널을 넘나들며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해왔다.

남편은 산부인과 의사이자 의학 박사인 고민환이다. 딸 고준영도 요리 연구가다. 아들 고준구는 미국 유학 과정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은 연구원이다.

한편 이혜정은 지난 6일 방송된  MBC 교양 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방송에서 이혜정은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라며 "나에게는 살아있는 교과서,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그분의 인생을 닮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분처럼 세상을 향해 노력하며 살고 싶다"고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MBC'휴먼다큐 사람이좋다'·채널A'아내가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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