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영방송 KBS ITV의 시사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이 지난 4일 '위인(김정은) 맞이 환영단’의 김수근(사진) 단장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내 논란을 빚고 있다.
김 단장은 방송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인으로 칭송했으면서도 정작 본인은 북한에 가서 살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 "여러분도 곧 좋아하실 겁니다", "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열렬한 팬입니다"라고 외쳐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김 단장은 이날 방송에서 "(김 위원장에게서) 우리 정치인들에게 볼 수 없는 모습을 봤다며 "겸손하고, 지도자의 능력과 실력이 있고, 지금 (북한) 경제발전이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팬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북한 지도부의 3대 세습과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됐다"며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20년 넘게 하는데 왜 거기는 세습이라고 이야기 안 하느냐"고 반문했다.
김 단장은 김 위원장의 팬이지만 북한에서는 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저는 돈도 없다"며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북한을 실제로) 본 적이 없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생각할 자유’를 달라는 것"이라며 "그걸 이야기하면서 (금기를) 깨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김 단장의 김 위원장 칭송이 여과없이 전파를 타자 KBS 공영노동조합이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 5일 성명에서 "마치 북한 중앙방송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며 "국민 모두로부터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국가 기간방송이 어떻게 현행법에 반국가 단체로 규정된 북한의 김정은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발언을 그대로 방송하는가"라고 지적했다.
KBS를 담당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5일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국민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정말 쌍수로 환영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KBS에서) 김 단장 발언을 내놓았다"며 "민영방송도 아니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이처럼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준다는 건 전파 낭비"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나경원 의원도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얼마 전 광화문 한복판에서 '배짱 좋고 실력 있는 지도자 김정은'을 외쳤던 단체는 이제 김정은 위원장을 환영하는 지하철 광고 모금에 돌입했다고 한다"며 "정부는 여전히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김 단장이 이끄는 위인맞이환영단(사진)은 지난달 26일 결성됐다.
이들은 광화문 한복판에서 북한식 꽃술을 흔들며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를 외쳤으며 "깡패국가 미국이 북한 요구에는 쩔쩔맨다”고도 했다.
아울러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 자존심을 지키면서 당당한 자주 국가를 만들어낸 북쪽 동포들과 김정은 위원장님께 경의를 표한다”고 반미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정은 팬클럽을 표방한 위인맞이환영단은 현재 김 위원장의 방남 환영 광고를 내기 위해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관련 현수막을 걸고,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한편 홍보 및 학술사업 등에 모금된 돈을 사용하겠다고 알렸다.
국가보안법 7조는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 선동하는 자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위인맞이환영단이 북한의·김씨 일가를 미화하는 것은 국가보안법 찬양 고무에 해당되는 만큼 명백한 실정법 위반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KBS1'오늘밤 김제동'·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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