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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미세먼지에도…탑골공원 찾는 노인들 사정

입력 : 2019-01-16 10:33:19 수정 : 2019-01-16 10: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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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사흘째 발령된 15일에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는 노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미세먼지가 최악일 때마다 특히 노약자의 외출 자제를 당부하는 당국의 권고를 무색케했다.

세계일보가 이날 오후 1시쯤 공원에서 세어 본 노인만 20여명이나 됐다. 이들 대부분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볼 수 있는 서울원각사지 대원각사비 근처에서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한 70대 노인은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악화를 우려하는 질문에 “우리에게 살날이 얼마 남았겠느냐”며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도 나와서 이야기라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쓴 채 벤치에 앉아있던 최모(72)씨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오래 전 병으로 쓰러진 뒤 꾸준히 운동해야 건강을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다는 의사 말을 듣고 운동을 나왔다는 것이다.

최씨는 “운동 외에는 약이 없다고 해 탑골공원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돌아다닌다”며 “대신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뉴스에 마스크를 챙겨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보건당국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미세먼지가 심한 경우 호흡기가 약한 노인의 외출을 삼가라고 신신 당부하지만 적지 않은 노인이 ‘미세먼지 폭격’을 감수하고 외출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정란 한서대 교수(노인복지학)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누구에게나 움직이고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학교나 직장에 다닐 수 있는 젊은 층과 달리 노인이 활동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특히 노인의 ‘건강정보 이해능력(Health literacy)’을 높이기 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에게도 미세먼지의 안 좋은 점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채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 교수는 “마스크 하나만 쓰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미세먼지를 피하느라) 오히려 실내에만 있는 게 자기 건강에 더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16일 오전 5시를 기준으로 대기확산이 원활함에 따라 전국 권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이나 ‘보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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