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극에서 남하한 극 소용돌이로 인한 미국 중북부 곳곳의 기온이 영하 30~50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기온을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지구 온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북극에서 발생한 극 소용돌이가 남하함에 따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는 30일(이하 현지시간) 영하 30.5도까지 떨어졌다.
찬 바람이 몰아쳐 체감기온은 영하 50도를 기록했다. 일리노이주를 비롯해 미네소타주와 노스다코다주 등 미국 중북부 여러 주는 평균 영하 30~50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기온을 모두 갱신했다.

일리노이 주지사는 지난 29일 일리노이주 전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며 “기록적인 한파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혹한으로 인해 30일 기준 최소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공립학교는 전체 휴교에 들어갔다. 국공립 시설 및 관공서도 업무를 잠정 중단하거나 일정 시간만 운영하고 있다.
NWS에 따르면 이번 강추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는 지역은 노스다코다주에서 오하이오주에 달하는 2000km 지역의 10여개 주다. 영향을 받는 미국 국민은 7500여만명에 달하며 약 2억3000만명의 시민 영하의 추위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름다운 중서부지역에 역대 가장 최저기온인 영하 60도의 체감 한파가 몰아친다. 더 추워질 예정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은 밖에서 몇 분도 버티기 힘들 정도다. 지구온난화는 어찌 된거냐? 제발 빨리 돌아와라. 지금 필요하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도 혹한에 대해 언급하면서 “잔인하고 광범위한 혹한이 최저기온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라며 지구 온난화를 촉구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해 온 전력을 가지고 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 온난화에 대해 “지구온난화가 중국인에 의해, 그리고 중국을 위해 진행되고 있다”라며 “중국이 만든 지구 온난화로 인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트위터를 통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전임 오바마 대통령이 일궈낸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 합의인 파리기후변화협정이 미국에 불리한 협정이라며 일방적으로 탈퇴하며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러나 NWS 및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번 한파는 지구 온난화에 근거한 것이다. 북극의 찬 기류인 극 소용돌이가 남하한 이유는 북극 상공에 지구 온난화에 따른 따듯한 공기가 남쪽에서 유입됐고 이로 인해 극 소용돌이 일부가 다시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한파가 내려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AP뉴시스·트럼프 트위터·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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