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경장이 일어난 1894년 평북 의주에서 발간한 지역 족보인 향보(鄕譜)가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됐다.
중앙도서관은 의주 지역 향보인 ‘의주향대부세보’(義州鄕大夫世譜)를 포함해 고서 2점과 고문서 4점을 양천허씨 동주사공파 구성 범매당공 종친회로부터 지난달 25일 기증받았다고 2일 밝혔다.
이 향보는 임진왜란 때 선조가 잠시 머문 곳으로 알려진 취승당(聚勝堂)에서 간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양천허씨, 수원백씨, 태인백씨, 충주조씨 등 당시 의주 지역에서 활동한 유력 50여 성씨의 계보를 정리했다.
종친회가 기증한 또 다른 고서도 족보이고, 고문서 중에는 1908년 평북 영변군에서 발급한 호적표도 있다.
기증자는 양천허씨 허민욱(54)씨 등이며, 자료는 그의 증조인 허흔이 20세기 초반에 영변에서 강원도 평창으로 거주지를 옮긴 뒤부터 가문에서 소장했다. 종친회 관계자는 “귀한 책을 집안에 두기보다는 국가기관에 기증해야 많은 사람이 보고 연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효경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사는 “향보는 의외로 많이 남아 있지 않고, 북한 지역에서 간행한 족보는 희소해서 연구 가치가 높다”며 “향후 보존처리와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해 많은 사람이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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