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넘게 적수 사태로 불편을 겪고 있는 인천시 서구 일대 주민들이 이번엔 ‘물비린내’를 호소하고 있다. 각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오래 방치된 어항 속 물 냄새 등 불쾌한 냄새가 난다는 주장이다.
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서구지역의 일부 주민들로부터 수돗물에서 비린내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내용을 보면 “수돗물에서 새의 분비물이나 흙냄새가 난다” 등으로 요약된다.
환경부 등 관련 기관은 해당 비린내의 원인으로 서울 풍납취수장 일대 한강에서 발생한 녹조를 지목하고 있다. 풍납취수장의 물이 인천시 서구 등에 공급되는데 한동안 무더위와 마른장마가 겹치면서 녹조가 발생했고, 완벽히 제거되지 못한 수돗물이 각 가정으로 보내지며 비린내가 나도록 했다는 게 환경부의 추정이다.
인천시는 이 같은 녹조 성분의 유입이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미설치와도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 다음달 말 준공이 예정된 관련 설비의 가동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고도정수처리시설 2단계 절차인 오존산화시설 공사도 2020년 시작해 2021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여름철이면 해마다 반복되는 녹조에 ‘붉은 수돗물’ 사태까지 더해져 일반시민들이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행정안전부의 광역 상수도 기관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마’를 받았다. ‘마’를 받게 되면 임직원들의 이듬해 연봉의 5~10%가 삭감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인천=강승훈 기자, 김라윤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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