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2017년 최승호 현 사장 체제 이후 대기발령을 받아 회사를 퇴사한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사진)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대해 언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배 위원장의 발언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 첫날인 16일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MBC를 상대로 서울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며 ‘직장 괴롭 힘 방지법’ 1호 진정인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끈다.
배 위원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2년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앞뒤 없는 정치파업에 동의 못 한다는 반기를 든 적 있다”라며 “감히 ‘어리고 연차 낮은 여자 아나운서’ 주제에 말이다”라는 것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배 위원장은 “(노조 탈퇴 후) 제게 양치컵 안 쓴다며 ‘못 배웠냐’ 부모 가정교육 운운하더니 ‘양치 대첩 소설’로 돌연 민주투사가 된 고참 선배와 숟가락 얹어본다고 중년 나이에 낯부끄러운 ‘피구 대첩’을 퍼뜨리며 뒷걸음질로 부장 타이틀을 잡은 한 중년 남자 아나운서의 2017년을 회상한다“라며 “여기에 대세라는 이름으로 보신을 꾀한 이들은 더 많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뉴스를 준비하며 굵은 소금을 맞고 북과 꽹과리로 위협하는 떼 굿에 깜짝 놀랐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여태 몸서리친다”라며 “이 정부를 세운 부역자들은 소명감으로 일터에 남은 동료들을 타격하며 요란하게 과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죄는 부메랑처럼 돌아간다고 하기에 그저 지켜보며 그 전에 회심하고 반성하길 기대한다”라며 “결국 누구든 뭘 했든 이 땅에서 국가 생존의 희비를 함께 겪어야 할 동시대의 미생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배 위원장은 2017년 8월 미디어오늘의 ‘양치 대첩’ 보도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보도는 배 위원장이 양치하며 물 낭비하는 것을 지적한 양모 기자가 다음날 경위서를 썼고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 기자는 정기인사때 주말뉴스를 제작하는 기획취재부로 자리를 옮겼고 이듬해 초 일산의 미래방송연구소로 발령이 났다.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한 신모 아나운서는 2012년 MBC 파업 전후 이야기를 전하며 신 아나운서가 피구 경기 중 배 위원장의 다리를 맞혔고 그날 신 아나운서는 주조정실 MD로 이유 없이 인사 발령을 받아 ‘피구 대첩’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배 위원장은 2008년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이후 2011년∼2013년 MBC ‘5시 뉴스’, 주말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약했고, 2014년∼2017년 평일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동했다.
배 위원장은 2012년 MBC 노조 파업 중 노조를 탈퇴하고 그 해 뉴스 앵커로 복귀했지만 2017년 12월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면서 앵커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대기발령 상황으로 있다가 지난해 3월 MBC를 퇴사했다. 퇴사 이틀만에 한국당에 입당했으며 그해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 지원 특별위원회’ 위원과 송파구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해 6월13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29.6% 득표하며 2위로 낙선했다.
지방선거 패배 후 수립된 김병준 위원장 하의 당 비대위원회에서 당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후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가 운영 중인 유튜브 방송 ‘TV 홍카콜라’의 제작자를 맡고 있다.
한편 법원에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아 지난 5월27일 MBC에 복귀한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 첫날인 16일 자신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사내 전산망 접속 등을 차단한 MBC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 사업장으로 고용노동청에 신고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배현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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