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성실히 재판 임할 것"…미소 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보석 소감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오른쪽)이 22일 보석으로 풀려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의왕=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2일 법원의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1월24일 구속된 뒤 179일 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5시쯤 경기 의왕 소재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검은 양복 차림에 옅은 미소를 띤 얼굴로 구치소 정문을 나온 양 전 대법원장은 취재진이 보석을 받아들인 이유를 묻자 ”지금 한창 재판이 진행 중이니까 신병 관계가 어떻게 됐든 제가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며 “앞으로 성실하게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징용 재상고 판결을 지연시킨 의혹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엔 ”지금 재판이 진행 중이니 더 이상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입을 닫았다.

재판 지연 전략을 쓴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는 “비켜 주시겠느냐”며 다소 불쾌감을 드러낸 채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내렸다.

다만 거주지를 현 주소로 제한했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된 이들과 일체 연락을 주고 받지 못하는 조건을 달았다.

직접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전화나 전자우편, 휴대전화 문자 전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연락도 금지했다.

보증금 3억원과 더불어 앞으로 재판에 성실히 출석하라는 조건 등도 달았다.

김경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