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희(28)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싣지 못한 건 본인과 파울루 벤투(50) 감독 모두에게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에서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뒤 지난 8월 소속팀 카타르 알 사드 경기에서 복귀했지만, 2주 만에 다시 왼쪽 다리에 근육부상을 입었다. 한때 ‘황태자’라고 불릴 만큼 벤투 감독에게 신임을 받았기에 대표팀 재승선이 유력했지만 부상에 또 발목을 잡혔다.
이런 남태희가 부상 복귀 뒤 나선 첫 경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 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남태희는 17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 선발출전해 도움 2개를 기록하는 등 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왼쪽 공격수로 나서 전반 26분 왼발 크로스로 아크람 아피프의 선제골을 도왔고, 1-1 동점이 된 후반 14분에는 하산 알 하이도스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정우영 또한 이날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둘의 활약 속에 알 사드는 1·2차전 합계 4-3으로 알 나스르를 누르고 ACL 4강에 진출했다.
남태희의 부활은 이달 초 열린 두 번의 A매치에서 고전했던 대표팀에 희소식이다.
지난 5일 조지아와의 평가전과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에서 대표팀은 중원에서 잦은 실수로 공격흐름이 끊기는 등 약점을 노출한 바 있다. 유려한 드리블을 기반으로 창의적으로 경기를 풀어 가는 남태희가 합류한다면 상대의 밀집수비에 대응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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