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달 중 국가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산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철회할 움직임을 보였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주요 자동차 생산국인 유럽과 일본, 한국의 친구들과 아주 좋은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또 “우리의 희망은 자본투자 계획에 관한 개별 기업과의 협상을 통해 232조를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한 결실을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외국산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전을 위협하면 긴급 수입 제한 조처를 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 등 외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 부과 계획을 추진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에 수입 자동차와 부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지 5월 18일까지 검토하라고 상무부 등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가 검토 시한을 180일간 연장해 오는 11월 13일까지 최종 입장을 결정하기로 했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완료에 따라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일본과 EU가 핵심 대상국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었으나 미국은 이달 초에 일본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일본도 예외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미국은 아직 EU와의 무역 협상을 끝내지 못했으나 주요 무역 상대국의 거센 반발과 맞대응 등을 고려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 시행을 유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스 장관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까지 모두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에 대해 “그것은 낮은 단계의 협정으로 대단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