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세계일보 제2회 전국드론축구대회’ 일반부 아마리그 결승전의 승부가 갈린 건 마지막 세트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전주시드론’의 공격수 드론이 추락하면서였다. 경기 내내 1점차 점수가 이어지면서 양팀이 막상막하의 경기력을 선보였으나 ‘팀렉스’가 8대 7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인 전주시드론의 공격수 드론이 수비수와 충돌해 고장난 뒤 점수차가 급격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공격수를 돕는 길잡이(상대 수비를 방해하는 역할) 없이 수비수에 드론 4대를 세운 팀렉스의 전술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세계일보 제2회 전국드론축구대회 결승전에서 팀렉스는 전주시드론을 상대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세트 스코어 2대 1로 이겨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세트에서 11대 1로 이긴 뒤 2세트에서 18대 10으로 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13대 7로 승리하면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전주시드론은 이날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결승에 올라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터였다. 앞서 조별예선 A조 15경기에서도 팀렉스를 만나 17대 14로 승리했지만 결승전에선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3·4위 결정전에선 단 1초를 앞두고 터진 역전골로 승부가 갈리는 명장면이 연출돼 객석의 열띤 환호를 받기도 했다. 4강전에서 전주시드론에 패했던 ‘포항대학교’는 3·4위전에서 ‘춘천시드론’을 만나 1세트에서 10대 15로 패했다가 2세트에서 12대 11로 가까스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세트에서 포항대학교는 내내 1점 차로 상대에 끌려다니다 경기 종료 10초여를 앞두고 9대 9까지 쫓아갔고, 종료 직전 황금 같은 결승골을 기록하면서 10대 9로 역전승을 거뒀다.
공격수를 맡은 포항대학교 소속 신승호(19)군은 “마지막에 골을 넣은 게 동점골인 줄 알았는데 경기 끝나고 나서야 결승골인 걸 알았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다”고 말했다. 포항대학교는 이 대학 국방드론항공과 1학년 학생 6명으로 이뤄진 팀이다.
이날 아마리그에서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팀이 예선 탈락하는 이변도 있었다. 제1회 세계일보 전국드론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팰콘스’가 총 12개팀이 30경기를 치르는 식으로 진행된 예선에서 8강 안에 들지 못한 것이다. 팰콘스 소속 공격수 박시윤(15)양은 “일주일 전 조종기를 바꿨는데 익숙지 않아 득점이 생각보다 못했다”며 “내후년에 꼭 설욕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치러진 일반부 루키리그도 아마리그 못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대구드론축구단’과 ‘대전드론축구단’이 맞붙은 8강전은 전술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대구팀이 마지막 세트에서 드론 4대를 수비수로 세웠다. 보통 공격수를 돕도록 배치되는 길잡이를 뺀 것이다. 대구팀은 수비수 드론으로 상대 공격수 드론에 적극적인 몸싸움을 벌여 격추하면서 8대 2로 역전승을 가져갔다. 대구팀은 창단 두 달 만에 이번 대회에서 3위라는 쾌거를 거뒀다. 이 팀 소속으로 극동대 학생인 이주원(20)씨는 “극적으로 이겨 짜릿하고 상금까지 확보해 기분이 좋다”며 “다른 드론 스포츠는 개인 기량인 데 비해 드론축구는 팀원 간 호흡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김승환·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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