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친구와는 차이니스 레스토랑 … 데이트족은 호텔 바 ‘굿’ [안젤라의 푸드트립]

입력 : 2019-11-30 18:00:00 수정 : 2019-11-30 10:41:20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성수동 ‘전자방’ 중국요리 아메리칸 스타일 해석 / 콘래드호텔 ‘바 버티고’ 재즈공연 즐기며 식사 / 가족과 수산시장 찾아 방어 모둠회로 정 나누길
올 한 해도 전국 방방곡곡 산해진미를 찾아다니느라 바빴지만 11월과 12월은 그동안 못 봤던 지인들도 만나고 다양한 명분의 술자리가 많아져 더 바빠지는 때다. 특히 연말이 되면 가족 식사, 회사 회식, 동창 모임, 친구들과의 회동, 연인과의 달콤한 데이트 등 여러 가지 모임이 많아지는데 이때 가장 많이 나누는 이야기는 “우리 어디서 만날까”일 것이다.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 없는 맛집을 찾아야 한다는 의무감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위해 모임 성격별로 적합한 맛집을 추천한다. 안젤라의 서른 여덟 번째 푸드트립은 ‘연말 모임’이다.

 

#친구, 회사 동료와 함께 가면 좋은 캐나디안 차이니스 레스토랑

중국 상하이에 가면 티엔즈팡이라는 구역이 있는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복고풍의 맛집들이 즐비해 ‘상하이의 인사동’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티엔즈팡은 전자방(田子坊)의 중국어발음으로, 티엔즈팡의 매력을 서울 성수동에 그대로 담은 곳이 캐나디안 차이니스 레스토랑 ‘전자방’이다. 캐나다에 오랫동안 살다온 계형우 셰프가 오픈한 곳으로 정통 중국요리를 아메리칸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대표메뉴는 베리베리탕수육, 마라감바스, 그리고 곱창탕면이다. 베리베리탕수육은 얼리지 않은 국내산 돼지고기를 5㎝ 두께로 두껍게 썰어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튀기고, 로즈베리, 크랜베리, 블루베리로 달콤한 맛을 낸 요리다. 세 가지 베리가 통으로 올라가 있어서 마치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케 하는 따뜻한 음식으로, 너무 달지도 너무 시지도 않아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이 탕수육의 핵심은 오겹살만큼 두꺼운 5㎝ 두께 고기의 질감인데, 냉동 고기를 사용하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고소함과 풍미를 자랑한다. 셰프는 냉동된 수입 돼지고기를 사용하면 해동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와 5㎝ 두께로 잘랐을 때 튀길 수가 없다고 말한다.

두 번째 대표메뉴는 마라감바스로 기존 마라룽샤나 마라샹궈처럼 손으로 껍질을 까먹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새우 껍질을 일일이 발라서 조리했다. 마라와 마늘, 고수가 충분히 들어가 이국적인 매운맛을 냈고, 중국 당면이 바닥에 깔려 있어 새우와 함께 국수처럼 먹는 맛도 일품이다. 특히 마라감바스를 주문하면 2인분 분량의 중국식 볶음밥을 함께 제공해주는데 새우를 다 먹은 뒤 마라 소스를 밥에 부어서 비벼먹는 재미도 있다. 세 번째 곱창탕면은 짬뽕과 비슷한 맛이지만 해산물 대신 우삼겹과 깨끗하게 손질한 곱창이 양껏 들어 있어 더 깊은 맛을 자랑한다. 고량주뿐 아니라 소주, 맥주 그리고 2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와인들이 리스팅돼 지인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기 좋다.

#연인과 함께하면 좋은 재즈 공연과 따뜻한 윈터 칵테일

연인과 데이트를 할 때 ‘오빠’들은 맛집을 찾고, 데이트 코스까지 궁리해야 하느라 골치가 아프다. 여의도 콘래드호텔은 지하철 5호선과 9호선에 연결돼 접근성도 높고, 겨울에 추위를 피해 찾을 수 있다. IFC몰이 있어 식사를 한 뒤 쇼핑을 하고 있고 영화도 볼 수 있다. 이 중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레스토랑 & 바가 있는데 바로 콘래드호텔 9층에 자리 잡고 있는 바 버티고다. ‘시티 포레스트’를 콘셉트로 여의도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있는 곳으로 날씨가 따뜻할 땐 야외 가든까지 오픈해서 마치 나만의 힐링 공간에 와있는 기분이 든다. 호텔 바이기 때문에 대부분 식사를 하고 나서 가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방문을 해보면 수제버거부터 참치 세비체, 양파수프, 쌈장 소스를 곁들인 삼겹살 구이 등 다양한 식사 메뉴가 마련돼 훌륭한 식사도 할 수 있다. 특히 저녁 7시부터 재즈 공연도 즐길 수 있고, 시린 손을 녹여줄 수 있는 따뜻한 윈터 칵테일도 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밀크티 칵테일과 녹차 칵테일부터 하드리큐르를 즐기는 남성들을 위한 사랑의 모닥불 칵테일 등 남녀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술들이 마련됐다. 재즈 공연을 보기 위해 입장료나 다른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음악을 들으며 식사를 하니 공연과 식사, 술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데이트 코스다.

#소중한 가족과 함께 먹어야 더 맛있는 겨울 생선, 방어

‘찬바람이 불면 생선을 먹어야지.’ 미식가들은 11월, 12월이 되면 군침을 흘리기 시작한다. 겨울철이 되면 수온이 내려가고 추위를 견디기 위해 지방층이 두꺼워지면서 소위 말해 생선의 때깔이 좋아진다. 특히 도루묵은 알이 가득 차고, 바다의 우유 굴은 더욱 더 고소해지고, 과메기는 기름이 좌르르 흐른다. 그중에서 이 시기에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생선은 바로 방어로 일정 크기를 넘어서면 맛이 떨어지는 다른 생선과 달리 크면 클수록 맛있다. 그래서 최소 4명부터 8명까지 팀을 짜서 수산시장을 찾아 대방어 한 마리를 통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식구들이 즐겨찾는 곳은 가락시장에 있는 바다사랑으로 방어철이 되면 문전성시다. 미리 전화나 문자로 주문을 넣으면 포장을 해서 갈 수 있는데, 방어만 먹으면 느끼할 수 있으니 광어나 우럭을 섞어서 모둠회로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집으로 가져온 방어는 부모님이 숨겨둔 술을 꺼내어 함께 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방어는 최선의 공격’이라는 말처럼.

김유경 푸드디렉터 foodie.angela@gmail.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
  • 조이현 '청순 매력의 정석'
  • 에스파 지젤 '반가운 손인사'
  • VVS 지우 '해맑은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