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만원짜리 닭강정에 담긴 불편한 진실

'닭강정 학폭 사건' 파문 일파만파 확산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학교폭력(이하 '학폭') 가해자가 피해자를 괴롭히기 위해 위해 닭강정 30인분을 장난삼아 주문한 이른바 '닭강정 학폭 사건'이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회자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닭강정 가게 점주는 전날(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닭강정 무료 나눔 한다'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점주는 33만원 상당의 닭강정 단체 주문을 받아 배달을 나갔지만, 그가 만난 집주인 여성은 닭강정을 주문한 적이 없었다.

이에 의아함을 느낀 점주는 해당 주문내역을 보여줬고, '아드님, 00 씨가 시켰다고 해주세요'라고 적힌 글을 본 여성은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이 여성은 "아들이 지금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가해자 아이들이 장난 주문한 것 같다"면서도 이 닭강정 가게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모든 비용을 치렀다.

너무 많은 양에 일부를 제외하고 다시 도로 가져온 점주는 커뮤니티에 이 사건을 알렸다. 이후 그는 고민 끝에 결제를 취소하고, 피해자 어머니와 통화한 끝에 글을 다시 올렸다.

점주는 "피해자의 어머니와 통화했다. 피해자는 20세이며, 가해자 역시 21세, 24세 등으로 현재 미성년자가 아니다"라며 "고등학교 때 알게 돼 지금까지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고 피해자 측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피해자 어머니 동의를 받고 이 글을 올린다. 가게에 해코지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많은데 그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돼 가해 학생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25일 오후 고소장 접수를 위해 경찰서를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점주는 금일 다시 한번 피해자 측 어머니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피해자 측은 일단 경찰에 신고했으나 더 이상 이번 사건이 확산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가해자 측 묵묵부답으로 일관할지, 아니면 별도의 입장을 표명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