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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선적은 英, 선사는 美" 日 책임 떠넘기기?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2-20 13:49:52 수정 : 2020-02-20 17: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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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관리체계 ‘복잡’ / 일본 정부 "새로운 국제사회 규칙 필요" / 크루즈 승객들 중 처음 사망자 2명 발생

20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 중 2명이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가운데 선적, 선사, 그리고 운항 담당 업체가 제각각인 이 배의 복잡한 관리 체계가 사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관련해 “선적국인 영국이나 미국의 회사가 더 빨리 집단감염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했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대형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연합뉴스

사람에게 국적이 있듯 배에도 국적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선적’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선적국은 영국이다.

 

선박으로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을 하는 회사를 ‘선사’라고 한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갖고 사업을 하는 선사는 미국 회사다. 다만 직접적인 배의 운항을 담당하는 업체는 일본 회사인 카니발 저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선적, 선사, 운항 담당 업체가 제각각인 복잡한 관리 체계 탓에 신속한 사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견해인 듯하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감안해 “공해상의 선박에 대해서는 유엔 해양법 조약에 따라 선적국이 배타적 관할권을 지닌다”는 학계 의견도 함께 소개했다.

 

하지만 이 시점에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선적국이나 선사를 따지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는 56개 국가·지역의 3711명이 탑승했는데 이 가운데 일본인이 1341명으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자국민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일본 정부가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는다는 뜻이다.

 

또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대두한 시점에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공해상이 아닌 일본 영해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배와 가장 인접한 주권국은 일본인 만큼 영토관할권에 근거해 적극적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와 같은 비판적 견해가 적지않음을 의식한 듯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크루즈선 등 대형 선박에서 감염병이 발생하는 경우 어느 검역이나 감염 확대 방지의 책임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 새로운 규칙을 만들도록 국제사회에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환자 2명이 이날 사망했다고 NHK가 일본 정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사망자는 80대 남녀 일본인으로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배에서 내려 병원에 입원한 뒤 치료를 받아왔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 중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을 포함해 일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모두 3명이 됐다. 3명 모두 80대의 고령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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