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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도, 의욕도 상실” 정부 마스크 대책에 ‘생산 중단’ 선언한 업체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3-06 06:40:25 수정 : 2020-03-06 13: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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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덴트 신선숙 대표 “정부 생산원가 50%만 인정, 일일생산량 10배 요구” / “마스크값 1원도 안 올리고, 중국에 1장도 안 팔았는데… 의욕상실” / 정부 대책, 마스크 제조사 공적 의무공급 비율 50%→80% 높여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자부심을 가지고 생산해왔던 마스크 생산을 중단한다.”

 

마스크를 생산해오던 업체가 정부의 대책에 반발, 마스크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신선숙 이덴트 온라인 쇼핑몰 대표는 5일 홈페이지에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에 생산량 80%를 일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그동안 자부심을 갖고 생산해왔던 이덴트 마스크 생산이 중단됨을 알려드린다”는 공지문을 올렸다. 이 업체는 치과재료 제조·유통사로 알려졌다. 

 

이덴트 홈페이지 갈무리.

 

신 대표는 “정부 시책에 따라 생상된 전량을 그 다음날 치과로 공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달청에서는 제조업체 생산량 80%를 일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단가가 싼 중국산 원단과 필터를 사용하지 않았고 서울 홍제동에서 한 대의 기계를 돌리면서 한국 근로자 3명을 고용해 생산단가가 중국산과 비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달청은 생산원가 50% 정도만 인정해 주겠다는 통보와 일일생산량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발생한 이후 하루 생산량 200통(1만장)에서 240통(1만4400장)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인원을 1명 더 충원했고, 매일 2시간 연장근로와 토요일, 일요일 연장근무로 인한 각종 수당지급 등이 있었지만 마스크 값을 1원도 올리지 않았다”며 “부르는 대로 돈을 주겠다는 중국에도 1장도 안팔았다”고 했다.

 

신 대표는 “더이상 손실을 감수하면서 마스크를 생산해야 하는 명분도, 의욕도 완전히 상실한 상태”라며 “정부가 마스크 제조업체에 일관된 지침을 적용해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의료기관에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것조차 불법이라는 지침을 내려 앞으로 공급이 불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왼쪽 두 번째)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브리핑을 열고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는 ▲마스크 제조사의 공적 의무공급 비율을 현 50%에서 80%로 높이고 ▲출생연도에 따라 마스크 구매날짜를 제한하는 마스크 5부제 실시 ▲일주일에 1인당 마스크 2매 제한 ▲마스크 수출 전면 금지 등이 내용이 담겼다.

 

5일 오후 서울 도봉구 하나로마트 창동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 판매종료 안내판 뒤로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신 대표는 “이런 결정(마스크 생산 중단)을 내리게 된 점 진심으로 죄송하고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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