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유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달대비 0.8% 하락했다. 5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2.89(2015년=100)로 한 달 전보다 0.8% 하락했다. 지난 2월(-0.3%)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0.5% 내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한 영향이 컸다. 유가 영향을 크게 받는 석탄 및 석유제품(-19.9%), 화학제품(-12.2%) 생산자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전체 공산품 생산자물가가 1.4% 하락했다.
3월 평균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33.71달러로 2월(54.23달러)보다 20달러 이상 급락했다.
공산품 가운데 D램 생산자물가는 3.1%, TV용 액정표시장치(LCD)는 6.9% 상승했다.
반면 농림수산품 가격은 전월 대비 1.2% 올랐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가정 내 식재료 소비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돼지고기(16.4%), 달걀(14.6%) 가격이 뛰었고, 우럭(59.9%), 기타 어류(11.5%) 등 수산물 생산자물가도 증가했다.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휴양콘도(-10.7%), 호텔(-3.4%), 국제항공 여객(-9.3%), 국내 항공 여객(-11.0%) 등에서 낙폭이 컸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통상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올해 1, 2,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각 1.5%, 1.1%, 1.0%로 점차 둔화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 하락에 따라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더 큰 폭으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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