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경쟁국의 경제를 흔들어놓으려고 일부러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무역 문제 등을 놓고 중국을 압박하자 중국이 미국 등을 겨냥해 코로나19를 퍼뜨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곤경에 처했고, 미국이 중국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었다”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가 관세로 그들을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중국의 경제적 동기가 개입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그것은 고의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이 의도적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린 증거가 있는 것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인들이 마스크를 쓰는 이유가 코로나19 예방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과는 달리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CDC 통계를 기준으로 미국에서 하루에 평균 2만 26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종식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 축소를 뜻하는 ‘디커플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중 간 디커플링이 정책적인 선택지가 아니라고 한 것을 정면으로 부인하면서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완전한 디커플링을 다양한 조건에서 정책적 선택지로 확실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에는 “미국이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하와이에서 열린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미·중 간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한 전면 이행을 다시 확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하와이 회담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의 태도가 허심탄회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에 코로나19 관련 자료를 모두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신전략무기감축협정 논의에 중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만료 시한인 내년 2월에 기존 협정을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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