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웨이의 한 섬에서 야영하던 네덜란드 남성이 북극곰의 공격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롱위아르뷔엔 근처에서 텐트를 설치하고 야영하던 요한 야코부스 쿠테(38)가 북극곰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야영장의 주인 미셸 반 디크는 쿠테가 야영장이 감독으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며 “쿠테는 필요한 훈련을 받아서 이곳의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다. 전날 북극곰이 롱위에아르뷔엔 근처에 출몰한다는 경고가 있었는데, 그는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스발바르 제도 당국은 당시 야영장에 7명이 있었고, 큰 충격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쿠테를 습격한 북극곰은 총에 맞고 현지 공항 인근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스발바르 제도 총독 대변인 테르제 칼센은 이 곰이 세 살짜리 수컷이며, 지난 24일 롱위에아르뷔엔으로 옮겨져 어미와 떨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북극곰은 통상적으로 두 살이 되면 독립하기 때문에, 어미와 헤어진 것이 사람을 공격한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칼센 대변인은 “여기는 북극곰의 나라다. 모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발바르 제도에는 약 1000마리의 북극곰이 서식 중인데, 최근 관광이나 연구 등의 목적으로 사람들의 활동이 늘어나 북극곰과의 접촉도 잦아지고 있다.
북극곰은 매체 등을 통해 귀여운 이미지로 알려져 있으나, 지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사나운 포식자 중 하나로 꼽힌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서식지와 사냥 영역이 줄어들어 사람들이 사는 곳에 나타나서 사고가 벌어지곤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스발바르 제도 거주자들은 도시 구역을 벗어날 때 반드시 무기를 휴대하라는 권고를 받는다.
지난해 러시아령 노바야 젬랴 섬의 정착촌에는 무려 52마리의 북극곰 무리가 출몰하기도 했고, 2016년에는 트로이노이 섬의 기상관측소에서 5명의 러시아 과학자가 북극곰 무리에 포위돼 여러 주 동안 갇혀 지낸 일도 있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픽사베이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