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 해외에 건축 폐기물 반출 혐의로 검찰에 피소

아파트 건설을 위해 옛 진해화학 공장 부지를 매입한 부영그룹이 이 부지에서 발생한 유독성 폐기물을 반출했다가 국제무역 운송 선박회사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23일 덴마크의 국제무역 운송 선박회사 ‘인테그리티 벌크’(Integrity Bulk)에 따르면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과 부영주택·부영환경산업 이용학 대표를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소했다.

‘인테그리티 벌크’는 부영이 화물 운송을 의뢰하면서 유독성 폐기물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대량의 폐 석고를 필리핀으로 운송하도록 해 회사의 대외적 신인도와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고액의 금전적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또 부영이 선적한 폐 석고는 국제법상 국가 간 이동이 금지된 유독성 폐기물로 부영의 유독성 폐기물 반출로 필리핀 현지 주민들의 건강과 자연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해 국제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인테그리티 벌크 측은 “부영으로 인해 국제사회에 ‘한국이 유독성 폐기물을 외국으로 불법 배출할 수 있는 나라’라는 인식을 주고 있다”며 “신속한 손해배상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세계 각국 주요 항만 당국과 규제기관 등에 이를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영 측은 “해당 화물은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폐기물이 아닌 필리핀 현지에서 시멘트 원료로 사용하는 중화석고라는 제품으로 인정받아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수출을 한 것이고, 이미 1년 전에 필리핀 당국의 검증을 거쳐 하역을 완료한 사안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 논란은) 해당 화물 하선과정에서 기상, 절차 상 여러 문제로 하선 시일이 지체되면서 선박회사와 체선비 문제가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이와 관련 해당 선박회사에 대해 허위사실 부분 등 법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폐기물이 나온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진해화학은 화학 비료를 생산하던 곳으로 부영이 아파트 등 건설 부지로 사용하기 위해 2003년 매입, 창원시 등 행정 당국으로부터 오염 정화 행정명령을 받고 현재 65%정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강민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