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돼 접종이 중단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고 이상 반응을 보인 사례가 8건으로 늘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지난달 29일 기준 1362명이 상온에 노출됐다고 의심되는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질병청은 1일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사업 관련’ 자료를 통해 “(상온노출에 따라 조사 중인 백신)접종자 중 이상반응이 있다고 보고한 사례는 4건 더 늘어 총 8건”이라고 밝혔다. 추가된 4명 중 2명은 오한, 메스꺼움,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고 1명은 두드러기, 1명은 설사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보고된 4명도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을 보였었다. 질병청은 “접종 이후 증상이 있었으나 호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지난달 21일 밤 578만명분의 독감 백신 중 일부가 유통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 독감 접종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질병청은 당시 해당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없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조사과정에서 접종자들이 보고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15개 지역의 139개 의료기관에서 1362명이 문제가 된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용을 중단한 백신의 안정성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추가 접종자 가능성에 대해 “(예방접종 후 시스템에 등록하는)접종력 등록은 접종 전에 조회를 하고, 접종 후에 (정보를)등록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접종자는 조사과정에서 추가로 발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것으로 보고된 80~90대 고령 환자들은 모두 기저질환 등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지난달 26일 사망한 80대는 치매, 요로감염, 폐렴 등을 앓고 있었고 지난달 28일 사망한 80대는 치매와 저혈압, 지난달 29일 사망한 90대는 치매와 고혈압, 요로감염 등을 앓고 있었다고 파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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