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發 개각 논의 꿈틀… ‘원년 멤버 3인’ 모두 바뀌나 [뉴스 투데이]

文정부 후반기 개각설 주목
秋법무 아들특혜·공무원 총격사
어수선한 분위기 쇄신 위해 필요
박능후·김현미 교체설까지 확대
정기국회 후 연말쯤 단행 가능성
與 내부서는 秋법무도 교체 요구
박영선·유은혜 보선 출마 여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강 장관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구입을 위해 추석 연휴기간 미국으로 출국해 논란이 번지고 있다. 뉴스1

추석 연휴 기간에 불거진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해외출국 논란이 문재인정부 후반기 개각의 단초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청와대에서는 일각의 개각 전망에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지만 여권 내에서는 임기 후반으로 접어든 문재인정부의 국정 추진 동력을 유지하고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의혹이나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사망 사건 등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의 개각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개각이 이뤄진다면 시점은 정기국회 일정이 얼추 마무리된 이후로 예상된다. 2021년 예산안이 법정 시한(12월2일) 내 처리된다면 개각이 좀 더 일찍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개각 대상에는 문재인정부 ‘원년 멤버’들이 꾸준히 거론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다.

문재인정부 4년 차에 접어든 올해 하반기까지도 강 장관이 장관직을 유지하면서 외교부 내에선 ‘K5’(강 장관의 이니셜 K와 대통령 5년 임기를 조합한 신조어)가 달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간 거취를 놓고 국제기구 선출직 도전, 총선 출마 등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됐지만 강 장관이 직을 유지한 것은 문 대통령의 신임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강 장관의 거취 문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도 강 장관의 거취를 결정하는 변수다. 한 여권 관계자는 “강 장관은 차후에 민주당의 자산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생채기가 많이 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후임자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교체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장관은 지난해 교체 대상에 올랐으나 후임으로 지명된 최정호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유임된 케이스여서 연말 개각이 이뤄진다면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왼쪽)과 박능후 복지부 장관.

이들 외에도 내년 4월 보궐선거 및 2022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장관들은 교체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정치권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 출마 상황에 맞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차기 경기지사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여권 일각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교체 목소리도 나온다. 추 장관의 개혁 수준이 기대에 미흡하고, 이마저도 돌출적인 언행으로 논란만 키운감이 있다는 불만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추 장관도 검찰개혁의 면면을 뜯어보면 결과적으로 법조인 출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측면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남편의 ‘요트 여행’과 관련, 공개 사과한 강 장관은 이날 “계속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남편 이 교수와 관련해 “계속 연락은 하고 있다”며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남편의 귀국 여부와 관련, “워낙 오래 (여행을) 계획하고 또 여러 사람하고 친구들하고 계획한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귀국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요트를 타고 미국 연안과 카리브해 등을 항해하는 계획 등을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왔다.

야권은 “강 장관 가족도 안 따르는 정부 지침을 ‘보통 국민’에게만 강요하고 있다”며 ‘이중잣대’라고 공세를 가했다. 아울러 강 장관의 사과와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종배 정책위 의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수신제가를 살피지 못하는 장관들 때문에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깊어간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가 힘없는 국민에게는 부모 성묘도 가지 말라고 하고, (드라이브 스루 집회에는) 운전면허까지 취소한다고 엄포를 놓았다”며 “무슨 긴급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요트를 사기 위해서, 호화 여행을 하기 위해 외국에 간다면 권력 있는 사람들은 알아서 판단하고 자기 마음대로 해도 양해가 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범여권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강 장관 남편은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 때문에 양보해야 하냐’라고 말하고 떠났다”며 “이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정부 방침에 따라 극도의 절제와 인내로 코로나19를 견뎌온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현준·장혜진·홍주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