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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여인숙 같은 곳” 울산 아파트 화재 피해자 호텔 숙식 지원 논란에 당사자 항변

입력 : 2020-10-12 11:37:56 수정 : 2020-10-12 15: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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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주민 “호텔달라 요구한적 없다…체육관 갔으면 좋겠다” / 울산시 “재해구호기금 집행 지침에 따랐다…태풍때도 동일” / 靑 국민청원 “천재지변 아냐…세금으로 호텔숙식제공 철회”
지난 11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소방 등으로 구성된 2차 합동감식팀이 화재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울산=뉴스1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관련 이재민들에게 호텔 숙식 지원은 과도하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게시된 가운데 이재민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12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한 이재민은 “호텔로 부르지만 실질적으로 모텔, 여인숙 같은 곳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시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강당에 200~300명이 갈 수 없으니까 가장 저렴한 곳을 지원해준 것 같다”면서 “밥도 개인적으로 사 먹고 일부 영수증 처리하면 시에서 보전해준다”고 설명했다.

 

부정적 여론에 대해서 그는 “전 재산 잃고 슬리퍼만 신고 나오니 막막하더라. 호텔을 달라 요구한 적은 없다”면서 “차라리 체육관에 갔으면 좋겠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3시간 만에 구출되다 보니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아이들도 휴대전화로 인터넷 다 보는데 안 좋은 댓글 있으면 상처를 많이 받는다”는 심경을 밝혔다.

 

일부 피해 주민이 소방관에게 거칠게 항의했다는 것에 대해선 “화재 후 막막하니 언어가 좀 격앙된 게 나온 거다”면서 “실질적으로 소방관에게 항의하고 그런 건 아니다. 지금 감사 편지도 쓴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울산 남구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이재민 임시숙소로 마련된 울산 스타즈호텔 3층 로비 게시판에 입주민들이 소방·경찰관들에게 감사의 손편지를 붙여 놨다. 울산=뉴스1

 

앞서 지난 8일 울산 남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는 260여명을 비즈니스호텔에 묵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두고 다소 과도하다는 지원이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이에 시는 관련 재해구호기금 집행 지침에 따라 행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주거비로 하루 6만원, 급식비로 1식(1일 3식) 최대 8000원을 총 7일간 지급하고 있다.

 

아울러 시는 지난 3월 울주군 웅촌면 산불, 지난달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때도 동일한 기준으로 숙식비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했을 때 학교 체육관 등에서 집단 구호소를 운영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한편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울산시장은 세금으로 호텔숙식제공 철회하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번 화재는 안타깝지만 천재지변이 아니다”라면서 “올여름 홍수로 피해 본 사람들에게 호텔 숙식, 한 끼 식사 8000원 제공했나. 천재지변이 일어났을 때도 코로나19로 엄청 힘들 때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재지변(의 경우 이재민들은) 체육관 텐트도 고마워하고 자원봉사자들이 주는 한 끼 식사도 감사해하는데, 사유재산에 보험도 들어간 고급아파트에 불나면 호텔 숙식 제공에 한끼 8000원 식사 제공을 울산시 세금으로 내준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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