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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유죄 억울하다는 이근 대위, 판결문엔 CCTV도 증거로

입력 : 2020-10-13 14:18:51 수정 : 2020-10-13 17: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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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 손 낚아챈 뒤 “뭐하는 짓이냐”
해군특수전전단 출신으로, 유튜브 예능 방송 ‘가짜사나이’ 등으로 유명해진 이근(36) 예비역 대위. 유튜브 캡쳐

유튜브 방송 ‘가짜사나이’로 유명세를 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이근(36) 예비역 대위가 자신이 성추행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음을 시인하면서도 추행을 하지 않았다며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로만 판결이 이뤄졌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대위에게 벌금형이 선고된 판결문에는 피해 여성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폐쇄회로(CC)TV 영상 등도 증거 목록에 기재돼 있다.

 

13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이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고 자연스러우며, 해당 사실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 적시하기 어려운 세부 사항을 언급하고 있고 다른 증거와 모순되지도 않는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에는 피해 여성이 ‘이 전 대위의 손이 내 허리에서부터 내려와 엉덩이를 움켜잡았다’며 ‘이 전 대위의 손을 낚아챈 뒤 뭐하는 짓이냐고 따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 목격자들의 증언과 CCTV 영상이 담긴 CD도 증거 목록에 기재돼 있다고 한다. 이는 이 전 대위가 이날 오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성추행 유죄 전력과 관련된 해명을 올리며 주장한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이 전 대위는 2017년 11월 오전 1시53분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20대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잡아 추행한 혐의(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로 이듬해 11월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위는 “2018년 공공장소, 클럽에서의 추행 사건은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판결문에 나온 증인 1명은 (피해) 여성의 남자친구이며 당시 직접 목격하지도 못했고, 당시 CCTV 3대가 있었으며 내가 추행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왔는데도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단 하나의 증거가 돼 판결이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추행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어쩔 수 없이 법의 판단을 따라야 했지만 스스로의 양심에 비춰 더 없이 억울한 심정이며 인정할 수 없고, 아쉽고 끔찍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전 대위는 그러면서 “유명해진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깨닫고 있다”며 “절대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도 이 모든 것이 내가 누리는 것들에 대한 주어진 책임이라 생각하고 더 경청하고 최선을 다해 설명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이 전 대위는 자신의 유엔 관련 경력이 허위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유엔을 포함한 내 커리어와 학력에 있어 제기되는 모든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거짓으로 치장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으며 속여서 이익을 취한 적은 더더욱 없다”고 반박했다.

이근 예비역 대위가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근대위 ROKSEAL’ 커뮤니티에 올린 의혹 해명글. 유튜브 캡쳐

앞서 이 전 대위는 ‘빚투’(빚+미투(#MeToo·나도 당했다)) 의혹에도 휩싸인 바 있다. 그가 군 복무 당시 부하에게 빌린 200여만원을 갚지 않았다는 취지의 폭로다. 이 전 대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금 일부와 스카이다이빙 장비·교육 등으로 채무를 모두 변제했다고 반박했지만, 빚투 의혹을 폭로한 지인은 다시 거짓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 전 대위가 200여만원을 돌려주고 사과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1984년생인 이 전 대위는 미국 버지니아군사학교(VMI)을 거쳐 대한민국 해군특수전전단 대위로 전역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이근대위 ROKSEAL’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시작한 군대 체험 예능 가짜사나이에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혹독한 조련 방식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 전 대위가 방송에서 한 “너 인성 문제 있어?”, “○○는 개인주의야” 등 발언들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다양한 TV 예능에도 출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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