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노동조합과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한진중공업 매각을 반대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대책위는 10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산업은행은 투기자본에 한진중공업을 매각하려는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진중공업은 80년 이상 부산을 지켜온 향토기업이자 국가 조선산업의 산실”이라며 “지역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조선업종의 맏형으로서 지역경제를 지탱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율협약과 잇따른 구조조정에도 1000여명의 근로자와 수많은 협력업체, 기자재업체들까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채권단과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을 조선업과 무관한 사모펀드에 팔아넘기려고 한다”며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산업경쟁력을 보호할 책무를 지켜야 할 최소한의 공정성마저 저버린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들은 KDB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사모펀드가 한진중공업을 인수할 경우, 코로나19와 지역 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부산경제와 근로자들을 절망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협력업체와 기자재업체의 파산과 대량실직 사태로 이어져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데도, 졸속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태라는 것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도 이날 오후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한진중공업 매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투기자본의 이윤 보장을 위한 졸속·밀실 매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10월 마감된 한진중공업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는 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한국토지신탁 등 7곳이 참여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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