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증가와 실업률 증가 비슷한 패턴 보여

한국에서 치킨집은 지역 민생경제를 알수 있는 체감지표로 꼽힌다. 자영업자를 대표하는 업종이고 경기에 따라 개업과 폐업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 치킨집의 ‘흥망성쇠’를 통해 지역별 자영업장의 생·멸변화를 진단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국토이슈리포트 ‘치킨집 개·폐업으로 보는 지역별 특성 변화’를 통해 지난 20년간 전국의 치킨집 개·폐업 데이터를 분석했다.
30일 분석 결과를 보면, 우선 2019년 기준으로 치킨집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천시(1648개), 인구 대비 업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 여수시(업체 1개당 인구수 약 275명)로 나타났다.
또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20년 간을 살펴보면, 2000년대 초반은 치킨집의 수가 급증하는 ‘팽창단계’, 200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중반 까지는 개·폐업의 수가 비슷한 ‘정체단계’, 2010년대 후반부터는 폐업의 수가 개업을 역전하는 ‘쇠퇴단계’로 확인됐다.
2000년대 초중반에 매년 1만 여개 이상의 치킨집이 개업하였으나, 폐업 건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2005년부터 폐업 건수와 개업 건수가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면서 정체단계로 진입했다.
이후 2005년부터 2014년 사이 치킨집의 총 영업 업체 수는 약 9.77% 증가하는 데에 그쳤으며,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폐업 건수가 개업 건수를 앞지르며 총 영업 업체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치킨집은 2014년을 기점으로 개업 건수가 급격히 감소해 2017년에 5960건을 기록하며 최저치에 도달했다. 2014년에서부터 2019년까지 치킨집 업체 수의 증가율은 –9.22%였다.
아울러 2009~2014년의 개업 증가와 실업자 수 증가가 비슷한 패턴을 보였는데, 이는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 2013년의 여러 대기업의 부도 사태 등 고용 위기로 인한 경향으로 추정된다.
지역별로 시간의 변화에 따른 치킨집 개·폐업 특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도시지역 내에서도 구도심, 신도시, 지방 중소도시의 차이에 따라 변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등 치킨집의 지역적 생멸에 있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남이 확인된 것.
도시 지역은 개·폐업 건수가 모두 많으며, 업체 한 개당 인구수는 적은 경향을 주로 보이지만, 농촌 지역은 개·폐업 건수의 변화가 거의 없으며 업체 한 개당 인구수도 많은 경향(인구대비 업체수가 적음)을 보였다.

도시 지역 내에서도, 구도심의 경우에는 이미 ‘경쟁’ 유형을 지나 ‘도태’ 유형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고, 신도시는 개발에 따른 성장 지역으로 치킨집 개업도 ‘성장’ 유형을 보이며, 지방 중소도시는 지속적인 활력 감소에 따라 ‘도태’에서 ‘쇠퇴’ 유형까지 진입하는 경우가 다수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지역특성에 따른 치킨집 생멸에도 지역적 편차가 크므로, 지역의 현재 상황과 특성에 맞는 지역상권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창화 전문연구원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물경제 지표로서 치킨집 개·폐업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데이터 기반의 지역 자영업자 이슈 진단 및 생활경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실물경제 지표를 활용하여 지역별 현안과 특성을 고려한 지역 맞춤형 활성화 정책 수립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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