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클럽(파70)의 15∼17번 홀은 ‘베어 트랩’으로 불린다. PGA 투어에서 손꼽히는 난코스로 워터 해저드와 벙커가 곳곳에 도사려 파를 지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도 2018년 이 홀에서만 8타를 잃었을 정도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데뷔 첫승을 거둔 임성재(23·CJ대한통운)가 베어 트랩에서 한 타도 잃지 않으면서 타이틀 방어를 향한 첫발을 뗐다.
임성재는 이날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쳤다. 9언더파를 몰아친 선두 맷 존스(미국)에 7타 뒤졌지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만큼 2라운드에서 순위를 얼마나 끌어 올릴지 주목된다. 특히 배어 트랩을 무난하게 넘긴 점이 고무적이다. 15번(파3)에서는 티샷이 벙커에 빠졌고 17번 홀(파3)에서도 벙커 턱에 걸렸지만 두 번 모두 깔끔하게 파를 지켜냈다. 임성재는 18번 홀(파5)에서 70㎝ 탭인 버디를 잡아내 2라운드를 기약했다. 그는 지난해 최종라운드에서 이 홀을 버디, 파, 버디로 넘겨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던 임성재는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어려운 코스를 좋아하며 실수를 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실제 배어 트랩에서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2014년 휴스턴오픈에서 PGA 투어 유일한 우승을 거둔 존스는 버디만 9개를 골라내며 선두에 나섰다. 61타는 2012년 대회 2라운드에서 브라이언 허먼(미국)이 세운 코스 레코드와 타이기록이다. 애런 와이즈, 러셀 헨리(이상 미국)가 6언더파 64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4주 연속 출장의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48세 노장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피로를 호소하면서도 이븐파 70타를 쳤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사진=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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