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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집값 잡을까… 당에 부동산 입법·중앙정부 설득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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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12 06:00:00 수정 : 2021-04-11 22: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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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첫 부동산정책 협의회
吳 “서울시 혼자서는 해결 힘들어”
법 개정·국토부 설득 등 협력 요청
“주호영, 당차원의 적극 지원 약속
국토부·서울시 전향적 협조 촉구”

보선 1호 공약은 ‘스피드 주택공급’
‘한강변 35층 층고 완화’ 등이 골자
정부 공공주도 개발과 갈등 불가피
吳임기내 성과 힘들어 타협 관측도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가운데)과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4·7 재보궐선거 최대 화두였던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다.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로 공급 확대를 꾀하겠다는 오 시장의 부동산 공약이 이번 ‘야당판 당정협의’로 얼마나 구체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향후 정국 상황에 따라 오 시장표 부동산 정책이 정부·여당의 정책과 정면 충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오 시장과 부동산정책 협의회를 열었다. 서울시에선 도시계획국장 등 주택 정책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서울시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점이 많다”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절대 다수인 시의회와의 관계,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와 관계, 국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 등을 당과 협의 사안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또 “당이 시의회나 중앙정부와 문제를 풀어가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며 “입법이 필요하거나 기존 법령을 개정해야 할 경우 이 부분도 서둘러 주실 것을 요청드렸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협의회를 마친 뒤에는 “오늘을 기점으로 서울시와 당이 계속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입법적으로 해결할 사안이나 국토부 협조를 받아야 하는 사안들을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는 질문엔 “무슨 정책이든 부작용이 있지만 최소화하는 게 노하우”라면서 “신중하지만 신속하게,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협의회에서 “주 권한대행이 당 차원에서 오 시장 부동산 정책의 조속하고 원만한 추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며 “특히 국회 차원에선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당에서는 부동산시장정상화특위에서 입법 지원사항을 정리하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대표 간 협의를 통해 해당 입법이 적극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토부를 포함한 정부와 서울시의회의 서울시민을 위한 전향적인 협조를 촉구한다”고도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서울시는 오 시장의 공약 검토와 인사·조직 구성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다시 만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선 1호 공약으로 ‘스피드 주택 공급’을 제시한 바 있다. 오 시장 측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 첫머리에 위치한 이 공약은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활성화가 골자다. 이번 임기 1년간 서울시 용적률 규제, 구역지정 기준 등을 완화하고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 규제 등을 폐지해 향후 5년 간 18만5000호를 민간 주도로 공급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반면 정부는 가장 최근 부동산 대책인 2·4 대책에서 민간의 참여를 배제하고 공공 주도로만 서울에 32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은 건 마찬가지이나, 주체가 확연히 달라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의 아파트 공시가격을 재조사해 동결할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오 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난 8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흔들림 없는 부동산 정책 추진을 강조하며 “주택공급은 후보지 선정, 지구 지정, 심의·인허가 등 일련의 행정절차상 중앙정부·광역지자체·기초지자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 대책과 상충하는 오 시장의 민간 주도 공급 대책을 겨냥해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오 시장이 임기 내에 부동산 정책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점, 국회와 중앙정부, 구청장, 시의회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정부와 적절한 선에서 타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택 공시가격을 둘러싼 갈등도 예고됐다. 오 시장은 전날 서울시 차원에서 공시가격 재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유일의 야당 소속 구청장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징벌적 세금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오 시장의 공시가격 재조사 추진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구청장과 함께 자체 조사 결과 오류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며 공시가 재조사를 주장했던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오 시장의 재조사 방침에 반색했다. 국토부는 원 지사와 조 구청장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른 야당 소속 광역·지자체장들까지 가세할 경우 정부와 파열음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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