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오세훈식 방역대책 4차 대유행 불러 올 수도”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서울형 ‘상생방역’ 구상에 대해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방역실험”이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오 시장은 자가진단 키트를 활용하는 대신 유흥 시설 등의 영업 제한 시간을 완화하는 내용의 매뉴얼을 마련 중이라 밝혔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14일 부산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전 브리핑을 갖고 “오 시장 방역대책이 아슬아슬해보인다. 방역 전문가들은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오세훈식 방역대책이 코로나 4차 대유행을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방역 만큼은 무한책임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여야가 따로 없고, 정부와 지자체가 따로일 수는 없다. 지금 서울이 대한민국 자가검사 키트 효능을 실험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최 대변인은 “4차 대유행 경계선에서 한치의 틈도 허용해서는 안 될 상황이다. 정확성이 완전하지 않은 자가검사 키트를 믿다가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방역당국 우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오 시장은 서울시민,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방역실험 구상을 유보하고 정부와 방역당국과 진지하고 성실한 협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도종환 비대위원장도 비대위 회의에서 오 시장을 겨냥해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건 지방정부와 지자체 간 방역체계 엇박자”라며 “주요 지자체의 현명하고 책임 있는 판단이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런 때일수록 함께 힘을 모아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예방접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2일 자가진단 키트 활용하는 대신 업종별 영업 가능 시간을 다양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가 거센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업주가 자가진단 키트로 손님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도록 하는 대신 기존 오후 10시로 제한된 유흥시설의 영업 가능 시간을 자정까지로 연장하는 등 규제를 느슨하게 하겠단 내용이다. 서울시는 앞서 공문으로 △유흥·단란·감성주점 및 헌팅포차는 오후 5시~밤 12시 △홀덤펍과 주점은 오후 4~11시 △콜라텍과 일반식당 및 카페는 기존처럼 오후 10시까지로 업종별 영업 가능 시간을 다르게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우선 노래 연습장을 기준으로 시범 실시하겠다고 밝혔다가 반대의 목소리가 크자 교육시설을 먼저 염두에 뒀던 방안이라며 한 발 물러선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연일 600∼700명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자가진단 키트의 정확도와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지라 오 시장의 상생방역은 시행도 전에 좌초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