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불안·가족 간 갈등 順 높아

국내 중·고등학생 세 명 중 한 명 정도가 학업과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최근 1년 안에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 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7∼10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청소년 8623명을 설문 조사한 ‘2020 아동·청소년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이행연구 -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보고서를 19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5669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27.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성별로 여학생은 35.0%가, 남학생은 19.6%가 이런 응답을 했다. 청소년들은 극단적 생각을 한 이유로 학업 부담이나 성적 문제 등 학업 문제(39.8%)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미래와 진로에 대한 불안감(25.5%), 가족 간 갈등(16.0%), 선후배나 또래와 갈등(4.8%), 경제적 어려움(1.7%) 등 순으로 답했다.
보고서는 청소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떠올려보는 이유에서도 경제적 수준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수준을 상·중·하로 나눴을 때 ‘학업 문제로 죽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상위(43.6%)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중위(39.3%)와 하위(29.3%) 순으로 나타났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가족 간의 갈등 때문이라는 응답은 하위(48.9%)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중위(41.0%), 상위(39.5%) 집단이 뒤를 이었다. 초등학생을 포함한 전체 응답자의 우울 정도를 파악한 결과 ‘이유 없이 슬프거나 우울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27.0%로 나타났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