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일정 잡힌 것은 없지만
그곳선 어떤 것이든 가능성 있어”
韓, 호주와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
文대통령 “국제적 위상 높아졌다”
G7 ‘對中문제’ 비중 있게 논의 전망
공동선언에 ‘대만해협’ 포함 주목
미국 백악관이 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 한국·미국·일본 3국 정상회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미국의 강력한 중재로 3국 정상회의가 성사되면 대북정책 공조, 그리고 중국에 대한 일치된 대응 등이 안건으로 오를 전망이다. 특히 중국 문제는 G7 정상회의에서도 비중 있게 논의될 예정인데 중국을 겨냥한 ‘대만해협 안정’ 문구가 역사상 처음으로 G7 공동선언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오는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릴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재 일본, 한국과 3자 간 회담을 예정하는 것은 없지만 10명 또는 12명의 지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콘월의 그 작은 공간에서 실제로 어떤 것이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하지만 현재로선 일정이 잡힌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G7 일원인 미·일과 달리 한국은 초청을 받아 참석하는 형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G7 국가들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제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역할도 더욱 커졌다”며 “G7 정상회의를 글로벌 현안 해결에 기여하는 우리의 역할을 강화하고 외교의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 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회의는 다자 정상회의 재개뿐 아니라 주요국과 활발한 양자 정상외교를 펼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해 회의 기간 중 미·일 정상과 만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다만 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간의 한·일 양자 정상회담은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가 역사 문제를 놓고 실효성 있는 타개책을 제시하지 않아 스가 총리가 대화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만약 G7 정상회의 기간에 한·미·일 정상이 한 테이블에 앉으면 2017년 9월 이후 3년 9개월 만의 3국 정상회의가 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놓은 새 대북정책 공유와 북핵 문제 공조, 코로나19 공동 대응 및 백신 협력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시하는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국 간 협조 강화도 논의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G7 정상회의 공동선언에 처음으로 대만해협 안정과 관련된 표현을 넣는 방안이 조정 중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에 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회의가 열린다. 안전보장, 경제,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폭넓은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대응이 논의될 예정이다. 대만 문제도 다루는 방향으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G7 외교장관 회의 후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문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과 협의해 중국의 해양 진출과 인권침해를 억제하는 전략을 그리고 있다”면서 “일본, 한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정리된 공동성명에서도 각각 대만해협 관련 문구를 집어넣었다. G7 정상회의에서도 (대만 문제 등을) 다뤄 주요국이 중국에 대해 보조를 맞추는 상징으로 하려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워싱턴·도쿄=정재영·김청중 특파원, 이도형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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