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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연인이었는데…결국 비극으로 끝난 사연

입력 : 2021-06-15 07:00:00 수정 : 2021-06-15 17: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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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감에 찬 A씨가 내뱉은 말에 화가 난 B씨, 순간적으로 살인 결심 / B씨, 침대에 있던 A씨의 목을 졸랐고, 결국 A씨는 그 자리에서 숨져 / B씨 살인은 우발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후 범행은 용서받을 수 없을 정도로 치밀

A씨(37)는 지난 2017년 5월 B씨(38)를 만나 2년간 연인관계를 이어왔다. 두 사람은 2019년 6월 헤어진 이후에도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종종 만나곤 했다.

 

뉴스1에 따르면 두 사람의 관계는 결국 비극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B씨는 평소 "사업을 하다 수억원의 사기 피해를 당했지만 감독인 작은 아버지 담당 변호사가 도와주기로 했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던 A씨는 지난해 11월의 어느 날 낮, 대화를 나누던 중 B씨의 말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코로나 때문에 둘 다 일도 못하는데, 이 나이에 밤일까지 해 가며 니 뒷바라지 해야겠냐." 배신감에 찬 A씨가 내뱉은 말에 화가 난 B씨는 순간적으로 살인을 결심한다. B씨는 침대에 있던 A씨의 목을 졸랐고 결국 A씨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B씨의 살인은 우발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후 범행은 용서받을 수 없을 정도로 치밀했다. A씨의 휴대전화, 통장, 체크카드, 신분증 등을 갖고 나온 B씨는 쌓인 빚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먼저 A씨 휴대전화를 이용해 계좌에서 음식물처리기 환불을 요청하는 자신의 고객 계좌로 60만원을 보냈다. 

 

판결문을 보면 B씨는 39번에 걸쳐 A씨 계좌에 있던 3684만원 가량을 고객 환불금, 회사 수수료 입금, 개인채무 변제에 사용했다.

 

또 A씨의 체크카드로 현금인출기에서 320만원을 빼냈고, 자신의 딸을 위한 43만원짜리 장난감을 사는 등 범행을 이어갔다.

 

B씨는 자신의 범행을 적극적으로 은폐하기까지 했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이 A씨를 찾아다니자 B씨는 A씨인 척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사를 방해하고 이후 A씨가 자살한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B씨가 돈을 훔치고 범행을 은폐하는 동안 A씨는 죽어서도 자신의 집에 18일간 방치돼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인 관계에 있던 피해자로부터 경제적인 처지를 비난하자 자존심이 상한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살해한 다음 해당 범행을 저질렀으며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자의 유족과 시신 수습과 장례 치르는데 앞장 선 지인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B씨의 범행이 우발적이었으며 B씨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을 고려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B씨는 곧바로 법원에 항소했고, 검찰도 항소해 B씨는 법원의 판단을 다시 한번 받게 됐다. B씨의 2심 첫 재판은 15일 열린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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