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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100명 넘는 억만장자…“내 DNA는 오픈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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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24 07:45:50 수정 : 2025-12-24 08:59:55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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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기증으로 12개국에 생물학적 자녀 둔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
사진=AFP

 

전 세계에 자녀가 100명이 넘는 남성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 주인공은 러시아 억만장자이자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 창업자·CEO인 파벨 두로프(41)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그의 자녀는 세 명의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6명. 하지만 이 숫자는 시작에 불과하다.

 

두로프는 정자 기증을 통해 최소 12개국에서 100명 이상의 생물학적 자녀를 둔 사실을 직접 밝혔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두로프는 지난해 7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2010년쯤부터 정자 기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기증을 중단했지만, 모스크바의 한 난임병원에는 그의 냉동 정자가 여전히 보관돼 있는 상태다.

 

두로프의 발언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 언론 인터뷰에서 모든 생물학적 자녀에게 유산을 동등하게 상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과학자 렉스 프리드먼(Lex Fridman)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내 DNA를 공유한다는 사실이 입증된다면, 내가 사망한 뒤 유산의 일부를 받을 자격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자녀들이 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자신의 DNA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실제로 두로프의 정자가 보관된 러시아의 난임 병원 알트라비타(AltraVita)는 “유명 기업가이자 성공한 사업가 파벨 두로프의 정자를 사용한 체외수정(IVF)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병원에서 근무했던 한 의사는 WSJ에 “정자를 받으러 온 여성들은 외모·학력·건강 상태가 모두 뛰어났고,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미혼이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은 특정 ‘유형’의 남성 아이를 원했다”며 “그 유형의 아버지를 ‘올바른 선택’으로 여긴 것”이라고 말했다.

 

포브스 추산에 따르면 두로프의 재산은 약 170억달러(약 25조원). 대부분은 텔레그램의 기업 가치에서 나온 것이다.

 

WSJ은 두로프의 행보를 “생식 윤리와 기술의 경계를 넓히는 실험” 으로 평가했다.

 

유전자 검사와 기술을 통해 ‘원하는 특성의 아이’를 갖고자 하는 일부 부유층의 욕망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두로프는 자신의 정자 기증을 “건강한 정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남성들에게도 같은 행동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그 배경에는 서구 문명이 쇠퇴하고 있다는 그의 세계관이 깔려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X(옛 트위터)에 “우리가 잠든 사이 어둡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가 다가오고 있다”며 “인류는 도덕적·지적·경제적, 나아가 생물학적 자멸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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