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6일 “절대왕조 국가의 군주 특성과 현대 기업 CEO(최고 경영자)의 자질을 겸비했다”는 말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평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제주포럼 ‘북한에 대한 이해 :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 세션에서 “집권 초기에 비하면 김 위원장의 권력은 상당히 안정되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도 살아남았던 김정일 정권과 비교해도 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정권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지지도도 높은 편이라고 이 전 장관은 분석했다. 그는 “국가 운영방식도 과거 군사 국가에서 당과 내각이 주도하는 정상 국가로 이미 이행됐다”며 “주민 지지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의 ‘실용주의적인 지도자라면 남쪽과 대화도 하고 관계 개선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아직도 고집스러운 지도자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미국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했지만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하지 않고, 남한과의 물리적 충돌을 하지 않고 자제하는 것을 볼 때 꽤 실용주의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정도는 돼야 개혁이고 실용주의라고 볼 수 있다’고 하는 절대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눈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북한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가진 관점에서는 이미 변화가 불가역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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