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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며] 다문화 학생이 느끼는 불편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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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30 23:05:03 수정 : 2021-06-30 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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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다문화 학생 교육지원 정책’이 처음 발표돼 국가 수준의 초·중·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다문화 배경 학생 수를 집계하기 시작했다. 당시 다문화 배경 학생은 9389명이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2020년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초·중·고 다문화 학생은 14만7378명으로 약 15.7배 증가해 전체 학생 수의 2.8%에 이르게 됐다.

나는 교육 현장에서 교육 활동에 종사하며 간혹 다문화 배경을 가진 가정이면서도 그 사실을 감추는 학생을 보곤 한다. 본래 부모의 출신국이 어디이고, 어떤 언어를 쓰는지 당당히 자신 있게 밝혀야 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 일부 학생은 ‘다문화 배경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비록 얼굴은 웃고 있어도 마음속은 평화로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위축돼 언제 자신의 비밀을 들킬지 몰라 불안감 속에 지내고 있다. 그러면 이들 학생 가족에게서 결혼이민자는 어떤 존재일까.

하타 치주요 서울교대 교육전문대학원생

중국동포 출신인 결혼이민자 학부모 A씨는 자신의 뿌리에 관심이 많아 중국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교단에 섰다. 하지만 한국이 조부모의 나라이고, 말이 통하는 점과 당시 중국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하던 중이었기에 중국보다 먼저 발전한 한국의 경제를 배우고 싶다는 이유로 한국에 유학해 대학원을 졸업 후 중국으로 돌아가려다가 지금 남편의 청혼을 받고 한국에서 결혼했다. 이후 귀화해 한국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당시 중국동포임을 밝히자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국적을 바꾼 지 벌써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고도 토로한다. 더욱이 친절하게 배려하는 사람들로부터 중국동포 출신이라고 말하지 않는 게 낫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 사는 55개 소수민족 중 가장 우수하고 사랑을 받은 민족으로 대접받고, 모국에서는 본인의 우수함에 대해 인정을 받아 남김없이 그 실력을 발휘했던 과거를 가졌으나 한국에 와서는 여러 경험을 통해 앞에 나서지 않고 가능한 눈에 띄지 않게 살게 됐다고 했다.

중국동포 출신인 결혼이민자이자 학부모 B씨는 학교 선생님들에게 아무 생각 없이 자기 출신을 말하자 다문화가정이라는 사실에 매우 놀라워했다고 했다. 부부 모두 중국동포 출신 학부모 C씨는 한국이 더 발전하고 멋진 나라가 되기를 늘 생각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발전을 위해 자신도 조금이나마 공헌하고 싶다고 했다.

인상적인 이들의 한마디는 자신들을 중국동포라는 편견의 눈으로 보지 말고 한국 땅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선입견 없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봐달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원주민 학생과 다문화 학생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공부한다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접촉함으로써 순혈주의와 배타주의를 넘어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존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나 다문화 학생들이 건전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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