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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런 재난을 본 적이 없다”… 100년 만의 폭우에 독일·벨기에서 118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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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16 21:00:00 수정 : 2021-07-16 2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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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슐트에서 이재민들이 무너진 가옥의 잔해 속에서 가재도구를 챙기고 있다. 슐트 AFP=연합뉴스

서유럽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독일과 벨기에에서 현재까지 118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할 수 없는 폭우에 선진 치수 시스템도 무용지물이었다. 특히 현재 상당수 가옥이 추가 붕괴 위험에 처해있고 통신 두절로 연락이 되지 않거나 실종된 사람도 1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상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지 공관에서 교민 피해를 확인 중인 가운데 현재까지 우리 교민 중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독일 경찰과 주정부 집계에 따르면 독일 폭우에 따른 사망자는 최소 103명으로 늘었다. 라인란트팔츠주에서 60명,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43명이 희생됐다. 또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벨기에에서도 최소 15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장애인 시설 거주자 9명과 구조 작업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확인된 사망자 외에도 실종자가 많아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실제 라인란트팔츠주 바트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 마을에서 130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런 높은 수치는 통신 두절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고위 당국자는 현지 방송에 “40∼60명이 여전히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수는 며칠간 계속 증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라인란트팔츠주 전체 실종자를 100명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독일대사관은 피해지역에 직원을 파견해 교민 피해를 확인중이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공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지하실이 침수되는 등의 피해는 있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메르켈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사람들에게 끔찍한 날들일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예방하고 고난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리에주에 내린 폭우로 뫼즈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홍수가 발생해 시민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대피하고 있다. 리에주=AP뉴시스

CNN에 따르면 14∼15일 독일 서부와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가 접한 지역대부분이 폭우를 겪었다.

 

24시간 동안 이들 지역에서는 평소 한 달여 기간의 강수량에 해당하는 100∼150㎜에 달하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15일 오전까지 24시간 동안 쾰른의 강수량은 154mm로 7월 월평균(87mm)의 두 배에 육박했다. 국지적으로 더 많은 폭우가 쏟아지면서 여러 강과 저수지가 범람한 탓에 피해가 커졌다. 라이퍼샤이트에는 9시간 동안 강수량 207mm의 비가 쏟아질 정도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도로와 통신이 끊기고 붕괴한 건물의 잔해가 골목을 막으면서 현지 당국의 구조작업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이나 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당국의 대피령에 따라 집을 떠나 고지대로 이동했으며 독일에서만 최소 20만 가구의 전기가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마을 슐트에서는 주택 여러 채가 무너지고 수십 명이 실종된 상태다.

 

말루 드라이어 라인란트팔츠 주지사는 주 의회에서 “우리는 이런 재난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강물이 불어나면서 가옥이 침수된 네덜란드 사우스 림뷔르흐 지역 주민들이 소방대의 트레일러를 타고 대피하고 있다. 팔켄뷔르흐=AFP연합뉴스

벨기에 리에주에서는 강이 범람해 작은 배가 전복되면서 노인 3명이 실종됐다. 리에주 당국은 강변 지역 주민들을 높은 지대로 대피시켰다. 독일, 벨기에와 접한 네덜란드 남부 지역 림뷔르흐에서도 강 수위가 높아지면서다수 주택이 피해를 봤고 몇몇 요양원 주민들이 대피했다.

 

독일 남부와 벨기에 등지에는 16일 밤까지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애도와 지원 약속도 쏟아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상자와 실종자, 생계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위로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피해 지역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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