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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입었다고… 가족들에게 구타당해 숨진 인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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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7 10:59:21 수정 : 2021-07-27 11: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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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를 입었단 이유로 가족들에 살해된 네하 파스완. BBC홈페이지 캡처

인도 17세 소녀가 청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가족들에 심하게 구타를 당한 뒤 숨졌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인도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 디오리아 지구에 사는 17세 소녀 네하 파스완이 최근 할아버지와 삼촌들에게 심하게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파스완의 어머니 샤쿤탈라 데비 파스완은 BBC 힌디에 “딸은 사건 당일 하루 종일 (종교적인) 금식을 하고, 저녁에 청바지를 입고 종교 의식에 참여했다”며 “할머니, 할아버지가 옷차림을 지적하자 네하는 청바지는 입으라고 만들어졌으며, 계속 청바지를 입겠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언쟁은 점점 고조됐고, 폭력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네하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이를 본 가족 중 한 명이 자동 인력거를 불러 병원으로 데려간다며 네하를 데리고 나갔다. 하지만 가족들은 네하의 모친 샤쿤탈라 데비가 동행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애가 탄 그는 다른 친척에게 동네 병원에서 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그는 디오리아 지구로 유입되는 강 교각에 한 소녀의 시신이 걸려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시신이 네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경찰은 네하의 조부모와 삼촌, 이모, 사촌, 자동차 운전자 등 10명을 살인 및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했다.

 

샤쿤탈라 데비는 “시부모는 네하가 학교에 다니는 것도 못마땅해 했으며 오로지 인도 전통복장만 입도록 강요하곤 했다”며 “경찰이 되고 싶다던 딸의 꿈은 영영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고 슬퍼했다.  

 

현지 운동가들은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가정 내 여성에 대한 폭력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며 “종종 가족의 연장자에 의해 제재가 이뤄진다”고 지적한다. 여성 차별이 심한 인도에서는 지참금 문제로 살해되는 여성이 매일 20명에 달하며, 갓 태어난 여아가 영아살해되는 경우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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