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 김연경이 문재인 대통령 축전에 대한 감사 인사 강요 논란으로 사퇴한 유재자 대한배구협회 홍보분과위원장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김연경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유 부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유애자 부위원장님의 사퇴소식을 들었습니다. 대표팀 선배님이시자 협회 임원으로 오랜 시간 동안 배구 발전과 홍보를 위해 힘써주신 분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유 부위원장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룬 여자배구 대표팀이 귀국한 지난 9일 입국 기자회견에 사회자로 나서 김연경에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강요하고, 대표팀 포상금 액수를 집요하게 묻는 등의 모습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유 부위원장은 여자배구 대표팀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에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 따로 국민들께 감명을 준 것에 대해 격려를 해주셨는데 그것에 대해 답변해줬냐”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은 “제가요?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며 잠시 당황했지만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니 앞으로 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유 감독관은 “오늘 기회가 왔다”며 추가 답변을 요구했고, 김연경이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배구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라고 대답하자 “그렇죠”라면서 물러났다.
유 감독관은 이 질문에 앞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포상금을 생색내듯 김연경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된 거 알고 있느냐”, “금액을 알고 있느냐”라고 집요하게 물은 뒤 김연경이 짧은 침묵 뒤 “6억원 아니냐”고 답하자 포상금을 지원한 재계 인사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 인사를 부탁했다.
김연경을 곤란하게 한 이런 질문들은 국민들을 크게 불편하게 해 논란이 커졌고, 결국 유 부위원장의 사퇴로 이어졌다. 그는 지난 12일 밤 “선수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배구 팬 여러분께 감사를 표현하는 자리였는데 제가 사려 깊지 못한 무리한 진행을 해 배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사태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대한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의 직책을 사퇴하고 깊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자중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연경의 메시지는 배구계 경사 속에서 나온 이번 논란이 더 이상 커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다시 힘내셔서 돌아오실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라면서 논란이 진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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