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환자의 최대 30%, 설사·구토·구역 등 위장장애 겪어
美학술지 “코로나 환자의 23%, 설사 등 소화기 증상만으로 입원”
“코로나바이러스, 위장 공격하기 때문…중증 합병증 악화될 수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2000명 안팎을 오르내리는 등 확산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코로나19 감염자 중에서는 일반적인 초기 증상인 기침, 발열 등 호흡기 증상 없이 설사 등의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당 증상이 있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발열과 마른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나 오한, 두통, 인후통, 근육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각·후각 상실 등도 동반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잘 알려진 감염 증상 외에 코로나19 감염 환자 중 최대 30%는 설사나 구토, 구역 등 위장장애를 겪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국제 소화기학 학술지 ‘미국 위장병학 저널’(America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중 설사 등 소화기 증상만으로 입원한 환자는 23%로 집계됐다. 호흡기 증상만 있는 경우는 43%, 호흡기·위장관 증상이 함께 있는 경우는 33%로 보고됐다.
고려대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상희 교수는 “일부 코로나19 환자에선 감염 증상으로 설사만 나타날 수 있다”면서 “환자의 최대 3분의 1은 초기 호흡기 증상보다 위장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설사, 식욕부진, 구역, 구토, 복통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위장관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전신 상태 저하로 인한 합병증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위장을 공격해서 일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대변, 위장 조직, 담즙, 췌장액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리보핵산(RNA)이 발견됐으며, 코로나19가 우리 몸속 세포에 침입할 때 이용하는 수용체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2)가 위장관에서 높게 발현됐다.
ACE2가 위장관에서 높게 발현될 경우 코로나19 감염 환자는 급성 담낭염이나 급성 췌장염, 소장이나 대장의 일부가 막혀 음식물·가스 등이 장을 통과하지 못하는 질환인 ‘장폐색’ 등 중증 위장관 합병증을 앓을 수 있다.
강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1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설사 증상이 12%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구역, 구토, 복통 등이 나타났다. 또 중증의 코로나 감염으로 집중 치료를 받는 환자의 3분의 1이 설사 증상이 있었고, 5분의 1은 구역이나 구토를 동반했다.
강 교수는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설사나 구역, 구토 같이 평소와 다른 증상이 있다면 바로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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