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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제발 옳은 일 해달라”… 美, 백신 접종률 높이기 총력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9-28 18:58:08 수정 : 2021-09-28 22: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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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이력서엔 접종여부 표시 요구

백악관, 대통령 접종 TV 생중계
중기 60% “백신 접종 완료자만 고용”
백신 넘쳐도 1차 접종 G7 중 꼴찌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감도 여전
일부 의료진조차 백신 거부 해고
의사·간호사 이탈 ‘의료대란’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 청사 사우스 코트 강당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을 접종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신규 접종자 감소가 심각한 미국이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나섰다. 고령(79세)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신 3차 접종, 일명 ‘부스터샷’을 맞았고 일부 기업은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낼 때 백신 접종 여부를 표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반감은 여전히 크다. 백신을 맞지 않은 의료진의 해고 등 강경책이 동원되고 있으나 이 경우 백신을 거부하는 의사, 간호사 등의 병원 이탈로 ‘의료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접종자의 접종과 부스터샷을 강조하는 짧은 연설을 한 뒤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화이자 백신의 부스터샷 공개 접종을 마쳤다. 접종 과정 내내 취재진이 이 광경을 지켜봤으며 TV로 미 전역에 생중계됐다.

 

앞서 미 보건당국은 △65세 이상 고령자 △기저질환자 △의료 종사자·교사 등을 부스터샷 대상자로 정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1·2차 접종을 한 바이든 대통령은 부스터샷 대상에 포함되자 가장 먼저 3차 접종을 한 것이다. 그는 고령자 등을 향해 “접종 6개월이 지났다면 추가 접종을 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이어 일반인에 대해서도 “백신 미접종자가 미국에 큰 손해를 끼치고 있다”며 “제발 옳은 일을 해 달라, 제발 백신을 맞으라”고 거듭 촉구했다.

시민들은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 27일(현지시간) 뉴욕 주민들이 공립학교 교사·직원, 보건의료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백신 의무화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모습. 뉴욕=EPA연합뉴스

미국은 백신이 남아돌 정도로 풍부하지만 최소 1차례 백신 접종 인구 비율은 G7(주요7개국) 중 꼴찌에 해당한다. 이런 와중에 전염성이 매우 높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훌쩍 넘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최근 70만명을 넘어섰다.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갖 수단이 동원되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구직자들한테 이력서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기재하도록 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소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6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만 고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들의 선호에 더해 정부의 방역지침 준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바이든 정부는 종업원 100명 이상 기업에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이력서 정보업체 레주메빌더닷컴의 설문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달 1250명의 고용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이력서에 표시한 구직자를 채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한 비율은 70%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3분의 1은 백신 접종 여부를 적지 않은 이력서는 자동 폐기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백신에 대한 일부 미국인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뉴욕주의 경우 주정부가 백신 미접종자를 병원에서 해고하도록 하는 강경책을 내놨지만 의료진의 16%는 여전히 백신 접종을 피하며 버티고 있다.

뉴욕 주지사 ‘백신 접종 완료 목걸이’ 캐시 호컬 미국 뉴욕 주지사가 27일(현지시간) 뉴욕 브롱크스의 백신 접종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지사 목에 ‘백신 접종 완료’(Vaxed)를 뜻하는 목걸이(작은 사진)가 걸려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주 서부 버펄로에 위치한 이리 카운티 의료센터(ECMC)는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 3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ECMC는 그로 인해 인력 부족이 심해지면 신규 중증환자 수용을 중단하고 고관절 교체나 미용성형 등 긴급하지 않은 진료를 연기할 방침이다. 맨해튼 중심가의 뉴욕장로교병원도 지난 22일까지 직원 250여명이 백신 접종을 거부해 해고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의료계는 이미 인력 부족이 만연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접종 의무화로 병원·요양원 직원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우리는 옳은 결정을 해야 한다”고 의료진에 거듭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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