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시절 동기로 친하게 지내던 언니가 자신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원나잇’이라고 증언해 몇 년간 고통에 시달린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 성추행 사건을 원나잇이라고 증언한 친했던 언니의 결혼, 선택 좀 대신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대학생 시절 1살 위인 동기 재수생 언니와 몇 년을 붙어 다니며 친하게 지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그런데 언니 B씨가 좋아하던 오빠가 다 같이 모인 술자리에서 나에게 호감을 보였고 이에 언니는 기분이 상한 모습이었다”며 “난 언니의 눈치를 보게 됐고, 술자리에서 나온 뒤 연락을 했으나 언니는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둘 사이는 불편해졌고 이 관계를 풀고자 부산 여행에 함께 가게 됐다고. 함께 묵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여행 마지막을 장식하며 파티를 하게 된 날 일이 터지고 말았다.
당시 A씨는 아버지의 환갑잔치 준비로 가족들과 통화를 하고 있었고, 그 사이 B씨는 자신이 맘에 드는 남성을 지목해 말했다. 하지만 그 남성은 A씨에 “이상형이다”라고 했고, 이에 A씨는 일부러 다른 이들과 어울렸다고.
그러는 사이 B씨와 남성은 말이 잘 통하는 듯 보였다. 안도한 A씨는 자리에서 나와 빈방 앞에서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그런데 A씨에 호감을 드러내던 남성이 빈방으로 A씨를 끌고 가 성추행을 한 것.
A씨는 “우당탕하는 소리에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문을 열고 들어왔고, 난 소리 지르면서 나와 짐을 챙긴 뒤 그 길로 첫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고 당시를 전했다.
서울에 도착한 A씨는 남성을 고소했고 경찰로부터 증인이 있다면 더 좋다는 말에 언니 B씨를 떠올렸다.
며칠 후 사건 담당 경찰이 “언니의 증언 내용이 이상하다”면서 “A씨가 남자를 마음에 든다고 했으며 원래 원나잇이나 그런 걸 잘하는 건 맞는데 그날 성추행인지 몰랐고 하더라”는 말을 했다고 연락을 해왔다. B씨의 증언에 충격을 받은 A씨는 B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 사건은 당시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증언과 블랙박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고, 이로부터 7년 후 A씨는 B씨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지인 오빠들 C, D와 함께 만난 이 자리에서 A씨는 “언니가 날 반겼지만 대답만 하고 자리만 지켰다. 표정관리도 안 되고 모른척하려고 해도 속에서 천불이 났다”고 밝혔다.
더는 자리를 지킬 수 없던 A씨는 울면서 집으로 향한 뒤 B씨가 지인 오빠 C씨에게 한 말을 듣게 됐다.
내용인즉슨, B씨가 A씨에 대해 게스트하우스에서 사라져 찾다가 방문을 열었는데 (A씨가) 어떤 남자랑 원나잇을 하다가 들켰고 그게 민망한지 잠수를 탔으며, 그 후로 몇 달 안 돼서 본인(B씨)은 취업을 해 자연스레 멀어졌다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토악질이 나와 눈물이 나왔다”는 A씨는 C씨에게 사건의 진실을 털어놓았다. A씨의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C씨는 B씨와 결혼할 예정이었던 D씨에 모든 사실을 말해야겠다고 분노했다.
A씨는 “‘사건기록까지 들고 가서 다 뒤집어버리고 싶다’는 쪽과 ‘결혼까지 생각하는 사이라는데 진흙탕 만들고 복잡하게 만드는 게 지친다’는 생각이 번갈아 든다”며 두 선택지를 두고 “저 좀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B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라. 진술 내용도 경찰에게 있을 것”, “딸 키우는 입장에서 글만 봐도 천불이 난다”,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고 하지만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돌려줘야 한다”, “절대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등 A씨를 향해 B씨에 대응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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