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해적 사고가 지난해 대비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 선박의 주요 항로인 싱가포르 해협에서는 수년 째 해적 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다.
7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1∼9월 ‘전 세계 해적사건 발생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발생한 해적사건은 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2건) 보다 약 27% 감소했다. 이는 서아프리카 해역과 아시아 해역의 해적사건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서아프리카 해역에서는 지난해 44건에서 올해 28건으로 해적사건이 36.4% 감소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해역 해적사건이 76% 감소했는데, 이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해적행위 근절 활동인 ‘딥블루 프로젝트(Deep Blue Project)’ 출범 및 해적방지법 시행 등 영향으로 보인다.
서아프리카 해역의 납치피해는 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0명)보다 약 36% 감소했다. 하지만 전 세계 해적 납치피해 대부분이 여전히 서아프리카 해역에 집중돼 있어 지속적인 경계 강화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해수부는 당부했다.
아시아 해역의 해적사건은 39건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등 연안국의 순찰 강화 효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건)보다 약 37%가 감소했다.
다만 한국 선박들의 주요 통항로인 싱가포르 해협에서의 해적사건은 급증하는 추세다. 싱가포르 해협 해적사건은 2017년 4건, 2018년 3건으로 연 10건 미만이었으나, 2019년 12건, 지난해 23건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3분기까지 20건 발생해 아시아 전체 해적사건의 51%를 차지했다.
해수부는 “아시아 해역에서의 해적사건은 대부분 단순강도로, 해적이 선원에게 발각되는 경우 도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해역에서 정박하거나 항해하는 선박은 주변 경계를 위한 선원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메리카 해역에서 발생한 해적사건은 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건)보다 약 27% 증가했다. 모두 중‧남미 해역에서 발생했다. 아메리카 해역의 해적사건은 대부분 단순강도 형태이나, 무장한 해적에 의한 인질피해(4명)도 발생한 바 있다.
고준성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관리과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전체적인 해적사건 건수는 줄었지만, 싱가포르 해협 및 아메리카 해역과 같이 해적사건이 증가하는 해역도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서아프리카 해역은 선원의 몸값을 노린 해적사건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으므로, 해양수산부가 제공하는 최신 해적 동향 및 해적피해 예방·대응 지침서를 참고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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