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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평화 느꼈을까… ‘퀸’이 사랑한 도시 [박윤정의 원더풀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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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1-20 08:00:00 수정 : 2021-11-17 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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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레만 호수의 도시’ 몽트뢰

알프스 마주한 청정호수
재즈 선율 흐르는 휴양지

‘퀸’ 보컬 프레디 머큐리
아름다운 풍경에 정착
후반기 앨범작업 진행
넓은 광장엔 동상 우뚝

‘찰리 채플린 도시’ 브베
탁트인 호수 풍경 시원
대형 포크 조형물 눈길
브베는 몽트뢰에서 호수를 따라 10㎞ 채 안 떨어져 있는 아지자기한 도시이다. 글로벌 초콜릿 기업 네슬레 본사가 있고 초콜릿 박물관과 함께 호수 위에 꽂혀 있는 포크 조각으로 유명하다. 찰리 채플린이 마지막 25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호수가 많은 나라 스위스! 그 호수는 바다처럼 눈앞에 펼쳐지기도 하고 푸른 융단으로 나를 감싸기도 한다. 스위스 호수 중 가장 큰 호수의 면적은 580㎢이란다. 서울 면적이 605㎢라고 하니 상상하기 쉽지 않다.

스위스 서쪽, 바다처럼 거대한 눈썹 모양을 한 호수를 찾아 출발한다. 레만 호수(Lake Leman)다. 호수 서쪽 끝에 도시 ‘제네바’가 있어 ‘제네바호’로도 알려져 있다. 호수 남쪽으로 프랑스 생수로 유명한 ‘에비앙’이 있다. 두 나라가 차지한 호수 면적은 6대4로 스위스가 접한 면이 넓지만, 지도에서는 대략 남과 북을 반으로 나누어 놓은 듯하다.

스위스 로잔과 프랑스 에비앙은 호수를 가로질러 마주한다. 두 도시를 육로로 이동하면 1시간이 넘게 걸린다. 하지만 페리를 타면 35분 만에 다다른다. 드디어 호수길 따라 레만 호수의 도시, 몽트뢰에 도착한다.

호수 동쪽 몽트뢰(Montreux)는 세계적인 휴양지이다. 호수를 배경으로 고급 호텔들이 즐비하다. 대부분 호텔은 알프스를 병풍으로 두고 호수를 마주한다. 어르신들이 말하는 배산임수로 최고의 풍수이자 명당이다. 그림이나 사진에서 마주한 풍광이 눈앞에 펼쳐지니 꿈인지 생시인지 싶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코끝을 간질이는 바람이 인사를 건네고 청량한 공기가 감각을 깨운다. 그저 그 자리에 한참을 서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좋은 시간! 맑은 공기를 맘껏 마시고 윤슬이 반짝이는 호수 표면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퀸의 리더 ‘프레디 머큐리’ 동상

레만 호수 주변 지역은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찰리 채플린이 여생을 보낸 브베(Vevey), 오드리 헵번이 노년을 보낸 모르주(Morges), 그리고 록밴드 ‘퀸’의 리더 프레디 머큐리가 사랑한 도시 ‘몽트뢰’가 대표적이다. 2018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프레디 머큐리(1946~1991) 생애와 퀸의 음악이 다시 화제가 되었다. 몽트뢰를 사랑한 그는 후반기 대부분의 앨범 작업을 이곳에서 했다고 한다. 넓은 광장에서 프레디 머큐리의 동상이 힘찬 모습으로 인사를 건넨다. 수많은 관광객들은 그를 둘러싸고 있다. 퀸의 마지막 앨범 ‘메이드 인 헤븐! 몽트뢰는 그에게 천국 같은 평화로움을 안겨줬을까. 문득 생각이 미치어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귓가에 들리는 노래는 마치 눈앞에 서 있는 그가 부르는 듯하다.

 

사실 몽트뢰는 재즈페스티벌로 더 유명하다. 1967년부터 매년 2주 동안 열리는 여름 축제를 즐기기 위해 전세계 재즈 애호가들과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페스티벌이 열리지 않는 시기에도 거리 곳곳에서 재즈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몽트뢰 호텔 중에서도 최고급에 속하는 페어몬트 팰리스 1층에 있는 레스토랑 재즈카페. 저녁이면 항상 공연이 열리고, 음식(아래)도 훌륭해 꼭 페어몬트 팰리스에 숙박하지 않아도 찾게 되는 몽트뢰 명소이다.

설렘으로 몽트뢰 최고 호텔 페어몬트 팰리스에 들어선다. 훌륭한 음식과 최고의 서비스를 경험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이곳에서 재즈 음악을 즐겨 보고 싶기 때문이다. 1층 레스토랑 ‘재즈 카페’에서 시간을 기대하며 먼저 호텔 체크인을 서두른다.

호텔에 짐을 풀고 호수를 따라 드라이브를 나선다. 마침 10㎞로 안 되는 곳에 찰리 채플린의 도시 브베가 있다고 하여 들를 생각이다. 기차로는 5분 거리라고 하지만 창문을 열고 달려 호숫가를 따라나선다. 몽트뢰보다 작지만 넓게 펼쳐진 호숫가 도시가 반긴다. 양쪽 끝이 한없이 뻗어 확 트인 시야가 일품이다. 잔잔하고 넓은 호수 위로 생뚱맞은 거대한 조형물이 보인다. 포크 오브 브베(Fork of Vevey)는 높이 8m, 너비 1.3m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스틸 포크다. 음식과 네슬레 역사에 대한 상설 전시회가 열리는 음식박물관(Alimentarium)의 일부라고 한다. 찰리 채플린 동상 못지않게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듯 보인다. 채플린도 포크를 바라보며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겠지.


박윤정 여행가 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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