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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비축유’까지 내놓는 국제사회… 국제 유가 어디로 튈까

입력 : 2021-11-24 18:18:36 수정 : 2021-11-25 08: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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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에 어떤 영향
10년 만에 美 주도로 자율적 결정
6개국 방출량 최대 7000만배럴 추정
세계 하루치 소비량의 절반 조금 넘어

전문가 “예상보다 적어… 유가 오를 것”
오히려 해결 열쇠 쥔 OPEC+ 자극
2022년 초 예정된 증산 연기 가능성도
사진=AFP연합뉴스

치솟는 국제유가에 미국과 한국·일본·인도·영국, 그리고 미국과 경쟁하는 중국까지 전략 비축유 방출에 나섰으나 유가를 끌어내릴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주요 석유 소비국들의 비축유 방출은 2011년 리비아 사태 이후 10년 만의 일이지만 국제유가 결정의 ‘키’는 결국 산유국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산유국이 증산에 나서지 않는다면 비축유 방출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5000만배럴 규모 비축유 방출 발표에 대해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정부 발표가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며 “이번 발표는 3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백악관의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비축유 방출 中도 참여 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동 건물에서 전략 비축유 방출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사회가 공동 비축유 방출에 나선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선 세 번의 방출이 국제에너지기구(IEA) 주도로 성사된 것과 달리 이번엔 미국 등의 자율적 공조로 이뤄졌다. 무엇보다 중국까지 비축유 방출에 참여하는 것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정치·외교적 성과로 기록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미국이 5000만배럴, 인도가 500만배럴 방출을 각각 결정했고 영국은 150만배럴을 방출할 계획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일본의 방출 규모는 420만배럴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24일 “원유 가격 안정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 회복을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지금까지 국제 석유시장 안정을 위해 함께 협력해 온 미국의 방출 계획에 보조를 맞춰 국가 비축유 일부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RBC 캐피털 마켓은 미국을 포함한 6개국이 방출할 비축유를 6500만∼7000만배럴로 추정했다. 엄청난 양처럼 보이지만 세계 석유 하루 소비량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백악관이 이날 비축유 추가 방출 가능성을 배제하는 않는다고 밝혔으나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셈이다.

국제유가 인상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에너지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원유 감산에 들어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이 올 들어 경제회복과 더불어 에너지 수요가 다시 늘고 있는데도 생산 규모를 늘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미국 등이 단행한 비축유 방출도 실은 산유국들의 증산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가 컸으나, 유가 하락을 원치 않는 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의 생각은 다르다. 당장 비축유 방출에 반발해 ‘증산 연기’ 카드를 꺼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OPEC+의 차기 회의는 다음 달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내년 증산 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유소에 유종별 판매 가격이 게시돼 있다. 샌프란시스코=AP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OPEC+가 비축유 방출의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내년 1∼2월 계획된 증산량을 최소 2개월 연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유국들은 당초 내년에 산유량을 일 40만배럴씩 늘릴 방침이었으나, 이 결정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OPEC+가 지난 11월 협의보다도 더욱 단합해 (비축유 방출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하일 알마즈루아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도 이날 “내년 1분기에는 석유가 공급과잉 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시장에 석유를 추가로 공급해야 할 논리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하는 비축유 방출이 산유국의 증산 요인으로 작용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 원자재팀 데이미언 쿠르발린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축유 방출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적고, 세부 사항도 인상적이지 않아 오히려 원유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워싱턴·도쿄=박영준·김청중 특파원, 이병훈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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