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국마다 겨울마다 마시는 따뜻한 차가 있다. 대부분은 몸이 으슬으슬 추울 때 몸을 데워주고 감기도 낫게 해준다며 먹는 차들이다.
한국에서는 쌍화탕이, 유럽에서는 뱅쇼(Vin chaud)가 대표적이다. ‘따뜻한 와인’이라는 의미의 뱅쇼는 와인에 각종 과일과 계피를 넣어 끓이는 음료다. 와인을 오랜 시간 끓여내 대부분의 알코올은 날아가기 때문에 남녀노소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 프랑스에서는 ‘천연 감기약’이라고 불린다.
국내에서도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다양한 뱅쇼 메뉴가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유럽처럼 뱅쇼를 직접 끓여 먹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최근 요리사업가 백종원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뱅쇼 레시피는 2주 만에 40만 조회 수를 달성하기도 했다.
한의학에서는 이 뱅쇼의 효능을 어떻게 바라볼까. 한방내과 전문의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은 피로회복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데 좋다고 밝혔다.
뱅쇼에 들어가는 재료별로 살펴보면 귤은 비타민C를 비롯해 구연산 등 영양소가 풍부한 과일이다. 피로회복에 효과적이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아준다. 특히 기운을 가슴으로 내려줘 기침이나 상체의 열감을 개선한다. 뱅쇼에는 귤 껍질도 함께 들어가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진피라 하며 기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한약재로도 활용했다. 뱅쇼에 꼭 들어가는 계피도 한의학적으로 온리약(溫裏藥, 속을 따뜻하게 하는 약)에 속한다. 성질이 따뜻한 계피는 몸 속에 뭉친 찬 기운을 풀어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며 오한이 날 때 끓여 마시면 도움이 된다.
와인의 주재료인 포도는 동의보감에 ‘몸의 기력을 보강하고 추위를 타지 않게 한다’고 적혀있다. 뱅쇼에 사용되는 레드 와인은 포도 껍질과 씨도 함께 갈아서 발효시킨다. 이때 포도 껍질 속에 들어있는 타닌 성분은 면역력을 높여주며 포도씨에 함유된 카테킨은 혈관을 깨끗하게 한다.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은 “뱅쇼는 과일과 설탕이 가미돼 당도가 높은 음료인 만큼 과다 섭취할 경우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갈 수 있어 당뇨환자들에게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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