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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자진반납 연령 놓고 온도차… 65세 이상 "77세" 75세 이상 "81세"

입력 : 2022-02-03 06:00:00 수정 : 2022-02-04 15: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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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이상 66% “운전 어려움”… 야간주행·끼어들기 등 취약

고령자 교통범죄예방 실태조사
65세 이상 75세 미만보다 15%P ↑
연구진 “고령자 운전제한은 차별
시설 개선 등 복지차원 접근 필요”

#1. 지난해 12월22일 부산 수영구 수영팔도시장 입구에서 80대 A씨가 운전하던 그랜저 승용차가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았다. 가해 차량은 이어 야쿠르트 전동카트와 손녀를 안고 인근을 지나던 60대 여성 B씨까지 치었다. 이 사고로 B씨가 현장에서 사망했고, 18개월 된 손녀도 크게 다쳐 병원에 옮겨진 뒤 결국 숨졌다.

 

#2. 같은 달 30일 부산의 한 대형마트 5층 주차장에서는 70대 기사 C씨가 몰던 택시가 벽을 뚫고 도로로 떨어져 신호대기 중인 차량을 덮쳤다. 이 사고로 신호대기 차량 등 13대가 부서졌고 이들 차량에 탄 운전자와 탑승자 5명이 부상했다. 근처를 지나던 행인 2명도 충돌 파편 등에 맞아 다쳤다. C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처럼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실제 고령자 중 75세 이상인 후기 고령자의 경우 10명 중 6명 이상이 운전 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비고령자나 65세 이상 75세 미만 초기 고령자보다 15%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2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고령자의 교통범죄예방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8∼10월 서울·경기도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자동차 운전자 1000명(65세 이상 75세 미만 777명·75세 이상 223명)과 비교집단인 65세 미만 운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 중 66.4%가 운전 시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비고령자와 65세 이상 75세 미만 초기 고령자는 운전 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률이 각각 51.8%와 50.3%로 비슷했다.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특히 야간 주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 상황별 운전 시 어려움 정도를 물은 결과 ‘야간에 도로를 주행할 때’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률이 52.0%로, 제시된 총 10개 상황 중 가장 높았다. 65세 이상 75세 미만(37.8%)보다 14.2%포인트, 비고령자(33.2%)보다는 18.8%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런 차이는 노화로 인한 시력 저하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운전 중 순발력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도 75세 이상 운전자 절반 이상이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미끄러운 도로에서 운전할 때’에 어렵다는 응답률이 50.7%, ‘주행 중 옆 차로의 차량이 내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 때’와 ‘주행 중 앞서 주행하고 있던 차량이 갑자기 멈출 때’가 각각 50.2%였다.

 

고령 운전자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경찰과 지자체는 인센티브 제공·반납절차 간소화 등 통해 운전면허 자진반납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 운전면허 자진반납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비고령자 68.0%, 65세 이상 75세 미만 67.8%, 75세 이상 67.7%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반납 예정 연령은 차이가 있었다. 비고령자의 경우 반납 예정 연령 평균값이 74.93세, 65세 이상 75세 미만은 77.44세, 75세 이상은 80.64세였다.

이를 감안해 고령자 교통 대책의 경우 단순히 운전 문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고령자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진은 “고령운전자에 대한 운전면허 관리 강화가 대중을 보호하는 절차일 수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고령자 차별행위일 수 있다”며 “생물학적 연령 그 자체가 운전 제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객관적 운전능력을 측정하는 도구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고령보행자 시설 마련 노력에 비해 고령운전자를 위한 교통시설이 부족했다. 고령자가 운전 시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 대부분은 도로 환경 재정비를 통해 줄일 수 있다”며 “고령운전자를 사고 발생의 책임자가 아닌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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