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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연속 물가 3%대 ‘고공행진’… “4월에도 물가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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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04 10:46:42 수정 : 2022-03-04 11: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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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22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르면서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10년여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 및 외식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물가 오름세가 이어졌다. 정부는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7월말까지 연장하는 등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 지난해 10월(3.2%)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년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지난 1월(3.6%)에 이어 5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이 이어진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한 건 2010년 9월~201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을 주도한 건 석유류(19.4%)였다. 휘발유(16.5%), 경유(21.0%), 자동차용 LPG(23.8%) 모두 일제히 올랐다. 이에 따라 석유류의 물가기여도는 지난 1월 0.66%포인트에서 2월 0.79%포인트로 상승했다. 빵(8.5%) 등 가공식품이 5.4% 올랐고, 전기료(5.0%), 상수도료(4.1%), 도시가스(0.1%)가 모두 올랐다. 다만 농축수산물은 1.6% 올라 지난 1월(6.3%)보다 오름세가 둔화됐다. 명절 이후 수요가 줄고 작황호조에 따라 출하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서비스 부분에서는 원재료비가 오르면서 생선회(9.8%), 쇠고기(8.2%) 등 외식이 6.2% 올랐다. 외식과 공동주택관리비(6.2%) 등 ‘외식 외’ 부분을 합친 개인서비스는 4.3% 상승했는데, 이는 2009년 2월(4.4%) 이후 최고 상승률이었다.

 

문제는 향후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대외 악재가 겹겹이 쌓여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계절이나 일시적 충격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3.2% 상승률을 기록해 2011년 12월(3.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는 전날 기준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110.60달러를 기록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 세계 밀과 옥수수 수출의 28%, 15%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제식량가격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긴축 강화 우려에 이날 원·달러 환율이 1년9개월 만에 1210원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에 따른 수입 가격 상승도 악재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나 곡물가 상승, 글로벌 공급 차질 등 대외적 물가 상승 요인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 요인이 가세하면서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다음 달에도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물가상승이 민생과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며 유류세 인하 연장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5년 만에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고유가로 인한 물가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20%)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0%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국제유가가 더 올라 불확실성이 높아질 경우 유류세 인하폭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가격 및 수급 불안 우려가 있는 품목 중심으로 할당관세를 적용하거나 물량 증량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겉보리·소맥피 등 사료 대체가능 원료의 할당관세 물량을 각각 10만t, 6만t으로 확대한다. 또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1675t으로 1500t 증량하고, 칩용감자 할당관세 적용 및 조제 땅콩 TRQ 물량 증량도 추가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네온과 크립톤 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수입 비중이 높은 핵심 품목에 대해서는 수급 상황을 점검해 이달 중 할당관세 적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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