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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6시간만 자도 쌩쌩해…잠, 양보다 질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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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3-21 10:50:32 수정 : 2022-03-21 10: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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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수면 효과 높이는 ‘짧은 잠’ 유전자 5개 확인
“수면시간 등 양보다 양질의 잠이 피로회복·건강에 중요”
“장차 수면장애 관련 신경질환 등 치료법 개발에 도움”
수면은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은 보통 하루 8시간 정도가 적정 수면시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8시간이 아니라 10시간이 넘도록 하루 종일 자도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반면 어떨 때는 잠깐만 눈을 붙이고 일어났는데도 피곤함이 해소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하루 4~6시간을 잤는데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는 유전자를 타고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이런 사람들의 효율적인 수면 능력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도 찾아냈다. 이는 수면의 양보다는 수면의 질, 즉 양질의 수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발견은 장차 수면 장애와 관련 신경 질환 등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사이언스 데일리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UCSF) 의대 루이스 프타체크 유전학 신경학 교수팀은 최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어떤 사람은 적정 수면시간 8시간이 넘도록 자도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프타체크 교수는 “누구나 하루 8시간은 자야 한다는 믿음이 있는데 유전학적으로 보면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의 양이 다르다는 게 확인됐다”라면서 "사람마다 키가 다르지만, 어느 정도의 신장이 완벽하다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UCSF의 웨일 신경과학 연구소에서 ‘가족성 선천성 단기 수면’(FNSS)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연구했다. FNSS는 수면 패턴의 유전적 변이로 수면·각성(sleep-wake) 시간과 수면의 양이 보통 사람과 다른 유전 형질을 말한다. 이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하루에 4~6시간만 자고도 낮에 정상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뇌 신경학자들은 수면 부족이 많은 사람에게 신경 퇴행을 촉진할 거로 믿는다. 그런데 함께 연구에 참여한 푸 박사는 ‘FNSS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경우 효율적인 수면 능력 덕에 신경 퇴행 질환을 피할 것’이라는 가설을 내놨다. FNAA 특성이 있으면 뇌가 더 짧은 시간에 수면의 임무를 완수할 거라는 게 핵심이다. 

 

다시 말해 보통 사람보다 짧은 시간 자도 수면의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수면 부족을 겪지 않는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생쥐 모델 실험에서 FNSS 유전자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 유전자를 가진 생쥐에게 FNSS 유전자가 생기도록 조작하자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같은 치매 특징 단백질이 훨씬 덜 생겼다. 이 같은 실험을 통해 ‘짧은 수면’(short-sleep) 유전자와 알츠하이머병 유전자를 다른 걸로 바꿔 실험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어떤 사람은 4~6시간의 짧게 자도 피로하지 않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이들 유전자가 다른 뇌신경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면 장애는 거의 모든 뇌 질환 환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푸 박사는 “인간이 잠들었다가 깨는 데는 여러 뇌 영역의 원활한 공조가 필요하다”라면서 “이런 뇌 영역이 손상되면 아예 잠을 못 자거나 잠들더라도 숙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약으로 개발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프타체크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가 발견한 유전자는 그림 맞추기 퍼즐의 조각 몇 개에 불과하다”면서 “지금은 가장자리와 구석에서 조각이 들어갈 위치를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고무적인 진전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연구팀이 발견된 5개의 FNSS 유전자 중 하나는, 용도 재지정을 거쳐 작용 표적으로 쓸 만한 약이 이미 개발돼 있다고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셀 프레스’(Cell Press)가 발행하는 오픈 액세스 저널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지난 15일(현지 시각) 논문으로 실렸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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